부산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과정에서 불거진 공공재 사유화 문제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민공원이 초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일 위기에 처하자 부산시가 제동을 걸었고, 조합원은 ‘경관보다 시민이 먼저’라며 극렬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부산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시민공원 주변에는 60~65층 높이의 아파트·상가를 계획한 재개발 구역이 5곳이다. 모든 사업이 완료되면 시민공원 동·서·남 3면이 ‘ㄷ’ 자로 초고층 주거시설에 둘러싸이게 된다.
그러나 재개발 사업은 시가 지난해 12월 시의원,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방향을 다시 논의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모든 시민이 함께 누려야 할 공원을 일부 아파트 단지 주민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자문위에서 도출된 의견과 시민 설문조사 등을 종합해 사업 방향을 결정하고, 조합 측과 합의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시의 ‘입장 변경’을 강하게 비판해 온 부산시의회 배용준(더불어민주당·부산진1) 의원은 “경관에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법적인 효력을 가진 재정비 촉진계획을 뒤엎는 건 시 스스로 법을 위반하는 거다. 보상도 없이 약속을 바꾸는 건 명백한 사유재산 침해”라고 주장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도시 전체를 바라보는 철학이 부재한 게 이 갈등의 근원이지만, 그렇다고 공공재 침해를 손 놓고 볼 수 없는 것”이라며 “건축물 높이를 낮추는 건 미래에 발생한 수익에 대한 제한이다.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지 않는 시민의식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하송이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