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우람’의 김동윤(왼쪽) 변호사와 권영문 변호사.

2010년부터 4년간 논란이 됐던 ‘시체 없는 살인 사건’을 맡아 합리적인 판결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윤(55) 부산지법 서부지원장이 변호사로 새출발한다.

김 변호사는 최근 권영문(전 창원지법 통영지원장) 변호사와 공동으로 부산지법 인근에 법무법인 ‘우람’을 개업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고 10일 밝혔다. 그는 2010년 발생한 ‘시체 없는 살인 사건’의 1심 재판장을 맡아 합리적인 판결을 내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 사건은 40대 여성인 피고인이 거액의 보험에 가입한 뒤 대구에서 20대 여성을 데려와 살해한 사건으로, 자신이 죽은 것처럼 보험금을 받은 뒤 B 씨로 위장해 새 삶을 살려고 했던 엽기적인 사건이다. 특히 이 사건은 피고인이 연고가 없는 쉼터에 있는 여성을 전국적으로 물색해 대구에서 부산으로 데려온 뒤 살해했으며, 살해 후 시신을 곧바로 화장해 가장 중요한 증거물이 사라져 살해 여부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은 사건이었다. 부산지법에서 1심 재판장을 맡았던 김 변호사는 “피해자의 자연사나 자살 가능성은 낮았고, 피고인이 사건 전 25억 원에 달하는 보험에 가입하고 인터넷으로 살인 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으로 미뤄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사회적 약자를 살해하고도 뉘우치지 않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형을 선고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이 사건은 2심에서 살인에 대해 무죄가 선고돼 논란이 일었다가 대법원 파기환송 뒤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김 변호사의 판단이 옳았던 것이다.

　그는 ‘입주 전문 지원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이 신청사로 옮겨갈 때 지원장을 맡았고 초대 부산지법 서부지원장을 맡아 토대를 세우면서 법원 안팎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권 변호사와 함께 복잡하거나 까다로운 사건은 두 변호사가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며 “이와 함께 판사 때 가진 ‘스스로에 이견이 없어질 때까지 판단하고 고민하라’는 좌우명을 잊지 않고 변호사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해운대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제30회 사법시험(연수원 22기)에 합격한 그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울산지법 부장판사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또 권영문 변호사는 경북 안동고, 한양대 법대, 부산대 법학과 석사(수료)를 거쳐 제34회 사법시험(연수원 24기)에 합격했으며 창원지법과 부산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