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4316건 중 1792건만 검거
- 실수로 발화 땐 최고 3년형 그쳐
- 부산 최장 산불 삼각산 원인불명
- 해운대 운봉산 화재도 조사 난항
- 강원 5개 시·군 ‘재난지역’ 선포
해마다 건조한 겨울·봄이면 산불이 끊이지 않지만,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려운 데다 관련자 처벌도 솜방망이 수준에 그쳐 악몽이 되풀이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축구장 면적 742배(530㏊)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고 꺼진 강원 동해안 산불을 비롯해 부산 해운대뿐만 아니라 최근 전국에서 초대형 산불이 속출,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산림청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4316건으로, 이 가운데 원인 제공자가 검거된 사례는 1792건(41.5%)에 불과하다고 7일 밝혔다. 산림 전문가들은 산불이 발생한 가장 많은 원인을 입산자의 실화로 본다.
2017년 5월 산림 756㏊를 태우고, 4명의 인명 피해를 낸 강원 삼척시 도계읍 산불은 입산자 실화가 원인으로 판단됐지만, 발화자를 찾지 못했다. 같은 날 산림 252㏊를 태운 강원 강릉시 성산면 산불도 실화자를 찾지 못한 채 수사가 마무리됐다. 지난해 8월 31㏊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경북 군위 산불은 농산물 폐기물 소각이 원인으로 꼽혔지만, 역시 실화자를 잡는 데는 실패했다.
약한 처벌도 산불이 반복되는 이유로 지목된다. 발화자를 찾아도 산림보호법상 실수로 산에서 불을 내면 최고 징역 3년 또는 3000만 원의 처벌을 내린다. 실화자가 초범이면 처벌은 더 약하다.
상황은 부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기장군 삼각산에서 발생해 1주일간 임야 100㏊를 태운 ‘부산 최장기간 산불’은 방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국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일부터 해운대구와 기장군에 걸쳐 발생한 운봉산 화재 역시 발화 지점이 확인됐지만, 목격자가 없어서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는다. 부산시 민경업 녹색도시과장은 “폐기물을 태우다 불이 났다는 이야기가 나돌지만,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사이 부산 울산 경남의 산불은 최근 몇 년간 증가세를 보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울경에서 발생한 산불은 669건으로, 축구장 1327개(929㏊) 면적 임야가 사라졌다. 특히 2016년 21건이었던 부울경 산불은 2017년 83건, 지난해에는 92건으로 급증했다. 산불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역시 입산자의 실화(273건)였다.
한편 지난 5일 새벽 1시 해운대구 운봉산 자락에서 불이 재발화해 시내버스 40대와 실로암공원묘원 주변 주민 1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지만, 이날 새벽 4시19분 주불이 꺼졌다. 소방은 6일 오전 9시께 운봉산 산불 진화를 위한 지휘소와 인력을 철수했다.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 등 강원 산불 지역 5개 시·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이석주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