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민간 영역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사실상 방치했던 재개발·재건축 비리(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9면 보도)와 관련해 ‘공적 개입’을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시는 오거돈 부산시장의 특별지시로 법 테두리 밖에서 암암리에 운영되는 재개발 조합의 실태를 조사하고 비리 근절을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섰다.
시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투명성 확보를 위한 라운드 테이블’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라운드 테이블에는 시 국장급 간부 등 공무원 4명과 법조계 정비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 7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재개발 사업 현장의 위법적 운영 실태를 파악한 뒤 비리 개연성의 제도적 차단 방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최근 부산에서는 재개발 조합의 비리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 13일 창원지검은 서·금사 재정비 촉진 5구역 조합장의 비리와 관련해 조합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경찰이 재개발 용역 대행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사상구의 한 주택재개발조합장과 뇌물을 준 용역 대행업체 대표를 적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경찰은 전국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을 조사해 97곳에서 조합의 비리를 적발했는데, 이 중 부산 사업장이 22곳이나 됐다.
시 관계자는 “재개발 조합으로 들어온 보상금 등이 합법 운영되고 있는지를 파악한 뒤 불법 행위를 막는 강제 조항을 조례 등에 삽입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