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12> 서면 산업유산 추억길

삼성·LG·넥센… 굴지 대기업 낳고 키워낸 한국경제 산실

  • 국제신문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9-03-21 20:10:39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롯데캐슬스카이 APT서 출발
- 과거 동천 낀 일대 창업 발상지
- 검정고무신 유명한 진양고무
- 흥아타이어·대양고무 등 고향
- 現 더샵센트럴, 제일제당 옛터

- 유수 업체 많았던 역사성 불구
- 관련 흔적 부족한 점은 아쉬움

부산 서면 일대의 산업유산 추억길을 찾아간다. 서면은 부산에서 가장 붐비는 상업·유통의 중심지이고, 전포카페거리까지 더해져 젊은 층의 발길이 잦은 곳이지만, 과거 서면교차로 일대가 딸기밭이었을 만큼 부전천과 동천 주변은 논밭 천지였다고 한다. 특히 동천을 낀 일대는 LG화학, 삼성그룹의 출발점이었다. 또 넥센타이어 동명목재 진양고무 대우버스 등 내로라하는 향토기업의 ‘고향’ 역시 서면이었다.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진양사거리 주변. 사진 아래쪽 황금신발 조형물 뒤편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와 부산진구청 일대가 모두 진양고무 공장 부지였다. 김종진 기자
산업유산 추억길 대부분은 평지이고, 대중교통의 접근성도 아주 좋다. 대기업들의 창업 발상지라는 역사성을 되새기며 걷는 재미가 있으나, 이와 관련한 조형물이나 안내문 설치 등은 미흡해 그 흔적만 더듬어 보는 게 아쉽다.

■ ‘신발산업 메카’ 뒤안길엔

   
도시철도 부전역 인근 송상현광장 선큰광장 맞은편의 서면롯데캐슬스카이 아파트에서 출발한다. 이 아파트 105동 옆 삼전교차로와 전포대로 연결 구간에는 ‘서면 근대산업유산 추억길-깜장 고무신 신고 폴짝폴짝’이란 제목으로 안내판과 함께 스토리 지도가 있다. 서면롯데캐슬 자리에 옛 흥아타이어(지금의 넥센타이어)가 있었음을 알려준다. 흥아타이어는 처음에는 자전거용 타이어와 튜브를 만들다가 1956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 타이어를 생산했다고 한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롯데캐슬 아파트 맞은편 서면한신아파트는 대양고무가 있던 자리다. 부산 신발 대기업 중 후발 주자였던 대양고무는 1980년대 중반 ‘슈퍼 카미트’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이 업체는 신발산업의 쇠퇴에 따라 1993년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전포동 시대를 접었다.

삼전교차로를 건너 부산시민공원 방향으로 향한다. 철길 굴다리(마루길)와 성지초등, 부산진중으로 가는 방향의 시민공원로를 거쳐 부산진구청을 지나가면 진양사거리와 만난다. ‘진양’이란 이름에서 금방 알아챌 수 있다. 바로 ‘진양’ 브랜드의 고무신과 운동화를 생산한 진양고무가 있던 자리다. 부산진구청과 고층 아파트 등이 들어선 일대가 모두 진양고무 공장 터다. 진양사거리 쌈지공원에는 높이 2.7m의 황금신발 조형물이 서 있다. 서면 일대가 한국 신발산업의 중심지였음을 알리기 위해 부산진구청이 2015년 3월 이 조형물을 설치했다. 황금신발 조형물 옆 철길 굴다리 등지에는 럭키치약(LG화학) 태화고무 진양고무 등 서면 산업유산을 정리해 보여주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도시철도 부암역 방향으로 걷다가 서면중 쪽 골목으로 꺾어 들어간다. 굴다리를 지나 부산진경찰서 쪽으로 향한다. 서면성당을 지나면 롯데호텔부산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이어 도시철도 서면역. 서면역 3번 출구에는 NH투자증권 건물이 있는데, 이곳에는 서면 최초의 극장인 북성극장이 있었다. 북성극장에 이어 동보극장 태화극장 대한극장 등이 서면교차로를 중심으로 들어서면서 서면은 주말이면 극장 관람객으로 크게 붐볐다. 옛 극장가의 화려한 추억을 간직한 곳 역시 서면이다.

■ 역사 속 잊힌 부산 기업들

도시철도 서면역 6번 출구로 나선다. 전포카페거리로 가는 방면의 동천로와 만나는 교차로에 서면 NC백화점 서면점이 보인다. 경남모직이 있던 자리다. 경남모직은 1960~70년대에 ‘K앙고라텍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K앙고라텍스는 양복과 양장 원단의 대명사가 될 정도였다. 경남모직은 한일합섬 등 한일그룹의 모태가 됐는데, 사업장을 옮긴 뒤 결국 1986년 전포동 시대를 마감한다. 그 자리는 한일레포츠 건물에서 지금의 NC백화점으로 바뀌었다.

부전도서관과 놀이마루를 지나 은행나무길로 접어든다. 이어 경남공고 맞은편 한전 부산울산본부. 전차 서면 종점이 있던 자리다. 동천과 동서고가로 진입 구간이 만나는 지점의 에코가든에는 동천 약어조형물이 서 있다. 동천은 준설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약간 시큼한 냄새가 났다. 약어조형물에 보이는 것처럼 동천에서 물고기가 뛰노는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조형물 맞은편은 1360세대의 주상복합건물인 더샵 센트럴스타. 삼성그룹의 모태인 제일제당이 있던 곳이다. 제일제당을 진두지휘한 이는 바로 삼성의 창업주 호암 이병철(1910~1987)이었다. 제일제당은 호암이 일궈낸 첫 제조업체다.

도시철도 범내골역으로 꺾으면 부산상공회의소 건물이 반긴다. 이 건물 1층에는 부산 경제 역사전시관 격인 챔버스퀘어가 있다.

여기서 부산교통공사 방향으로 향하면 중앙대로와 동천이 교차하는 자리에 ABL 빌딩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건물 주변에는 세계 최대 합판 제조기업으로 이름을 떨쳤던 동명목재가 있었다. 하지만 동명목재는 1980년 공중분해 됐고, 챔버스퀘어의 전시물 제목처럼 ‘역사 속 잊힌 부산 기업들’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걷고싶은부산·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공동기획:부산시·국제신문·(사)걷고싶은부산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1000억 주식 놓고 희대의 父子 소송
  2. 2오규석 기장군수 항소심도 벌금 1000만 원
  3. 3“축제같은 행사로”…23일부터 정상들 속속 입국
  4. 4전쟁터 방불 홍콩…싸니까 지금 간다?
  5. 5‘뽀글이’ 외투로 진화…아웃도어 새 효자
  6. 6조국과 같은 날 소환된 유재수…부산시 뒤늦게 직권면직
  7. 7조정지역 풀린 부산 아파트 값 2주 연속 상승
  8. 8“왜 하필 부산 왔냐고? 비행기 티켓 제일 쌌기 때문”
  9. 9첨단장비와 과학적 식단…롯데 ‘2군 요람’이 달라졌다
  10. 10직 상실 위기 윤종서 중구청장, 재판 지연 꼼수 부리나
  1. 1조국·유재수 검찰 조사 중
  2. 2[속보] 자유한국당 “국민적 여망 담아 … 현역의원 3분의 1 이상 공천 컷오프”
  3. 3금정구 부곡1동 새마을부녀회,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4. 4동대신권역, 아띠 ! 나만의 천연제품 만들기 체험
  5. 5서대신3동, 경성전자고 축제 참여
  6. 6금정비전, 금정구 다자녀 모범가정에 지원금 전한다
  7. 7남산시장 상인회, 금정구에 성금 기탁
  8. 8남부민2동 『톤즈행복마을, 화재 없는 마을 캠페인』
  9. 9아미동 주민주도 마을계획단 『5060 중장년 행복한 동행 』요리활동 실시
  10. 10서구보건소, 남부민 풀리페아파트 제7호 금연아파트 지정
  1. 1선박 커지는데 부산항 하역속도↓…생산성 추락
  2. 2대학생들 해양사고 모의심판 경연대회
  3. 3아세안에 한국 ‘첨단 수산’ 알린다
  4. 4기아차 3세대 K5 사전계약 돌입
  5. 5미중 무역협상 먹구름에 코스피 2100 붕괴
  6. 6OECD 올 한국 경제성장률 2.0%로 낮춰
  7. 7‘뽀글이’ 외투로 진화…아웃도어 새 효자
  8. 8월세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다
  9. 9한국선급, 고용노동부 ‘우수훈련기관’ 선정
  10. 10이어도 해양기지 관측 해양산성화 자료들, 전 세계에 제공된다
  1. 11000억 주식 놓고 희대의 父子 소송
  2. 2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기간 교통통제…김해공항 방면 정체 예상
  3. 3음주운전 차량, 서면지구대 순찰차 들이받아
  4. 4토익 성적 확인, 오늘(21일) 오전 6시 발표…평균 ‘9점↓’
  5. 5김대호 감독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 논란... 하태경 의원 “내부고발자에 대한 치졸한 보복”
  6. 6출근길 혼잡, 서울 지하철 운행 차질…철도 파업 여파
  7. 72019 11월 모의고사, 회사별 등급컷 보니
  8. 8철도파업, 전철 운행률 평소의 82%... 출근길 혼잡 예상
  9. 9[오늘날씨] 맑지만 일교차 커…미세먼지는 보통
  10. 10부산 한 백화점 출입문 에어커튼 화재
  1. 1손흥민, 포체티노에게 작별인사 전해...”감사는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
  2. 2 무리뉴 토트넘 감독 선임 ‘이젠 손흥민과 함께’…그의 평가는?
  3. 3‘롯데행’ 지성준은 … 2018년 손승락 주저앉혔던 끝내기 홈런 주인공
  4. 4울산 챔프 확정이냐, 전북 1위 뒤집기냐
  5. 5세리나가 내던진 ‘테니스 라켓’ 경매 올라
  6. 6네덜란드 축구팀, 인종차별 반대 침묵 시위키로
  7. 7첨단장비와 과학적 식단…롯데 ‘2군 요람’이 달라졌다
  8. 8거인, 장시환 내주고 지성준 얻었다…포수난 시름 덜어
  9. 9모리뉴 감독, 손흥민과 한솥밥 먹는다
  10. 10공격 무뎌지고 수비 무너지고…심상찮은 벤투호
PK가 신남방 프론티어다
메콩 5개국을 잡아라
지금 법원에선
오규석 기장군수 항소심도 벌금 1000만 원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충효예글짓기공모전
  • 유콘서트?v=1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