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핫플레이스로 부상 인기 불구
- 주말·평일없이 불법주차 몸살
- 주차장 확보 기대 품었던 점주
- 호텔·상업시설 추진 소문 돌자
- “사람 모일 문화공간 조성해야”
- 임대료 상승 겹쳐 이탈 고민도
- 해운대구 리모델링비 지원 등
- 젠트리피케이션 막기 상생 나서
부산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의 활용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인근 ‘해리단길’ 상인들이 상권을 대거 이탈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거장 부지의 공원화를 기대했던 젊은 창업자들은 점포 이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해리단길에서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해 원주민이 쫓겨나는 현상) 조짐까지 감지돼 젊은 창업자들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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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부산 해운대구 ‘해리단길’에 소규모 카페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철도시설공단이 인근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를 상업개발하려 하자 상권 몰락을 우려해 이탈을 고려하는 해리단길 상인이 늘고 있다. 전민철기자 jmc@kookje.co.kr |
■공원화 약속 믿었다가 낭패
해운대구 우1동 해리단길은 애초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의 공원화를 기대한 젊은 창업자들이 이색 카페를 열면서 형성됐다. 해운대역사 뒤편 동해남부선 철길이 폐쇄되면서 젊은 점주들이 중심이 돼 이곳을 서울의 ‘경리단길’을 본뜬 명소로 만들었다. 해리단길은 지난해 부산발전연구원이 선정한 ‘부산 10대 히트상품’으로도 뽑혔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해리단길 카페 점주 A 씨는 “정거장 부지에 공원 대신 초고층 호텔과 상업시설이 들어선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러면 우리가 그동안 가꿔온 공간이 한 번에 무너질 것이다. 해리단길 상권을 완전히 흡수할까 봐 걱정된다”며 “이젠 해리단길 주변에 상업시설 대신 사람이 모일 문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의 활용이 늦어지면서 해리단길 내 고질적 주차 공간 부족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거장 부지에 공원과 주차장이 들어서는 게 인근 주민과 상인의 바람이다. 평소 해리단길을 찾는 외지 손님 중 상당수가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방문을 꺼린다. 우선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관리하는 해리단길 인근 국유지를 주차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와 해운대구가 공단 측과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진전된 결과는 없다.
■젊은 창업자의 희망 꺾어
여기에다 젠트리피케이션 역풍까지 불어닥칠 태세다. 해리단길에서 2년 넘게 커피숍을 운영 중인 B 씨는 20일 “계약 기간 2년이 곧 만료돼 다른 곳으로 옮길지 고민 중”이라며 “최초 60만 원 하던 월 임대료가 200만 원까지 치솟아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해리단길에서 야심차게 청년 창업에 도전한 카페 점주들 상당수가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게 B 씨의 설명이다.
해리단길 일원에는 이곳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2년 전과 비교해 40% 이상 임대료가 뛴 점포가 많다. 이런 임대료 부담이 결국 젊은 창업자의 사기를 꺾어 해리단길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이어질 징후를 보인다.
실제 해리단길에서 2년가량 영업한 한 카페 점주는 권리금 수천만 원을 받고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떠나버렸다. 2년 전 수십만 원 수준이던 이 점포의 임대료는 현재 수백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대표 상권의 ‘속병’을 뒤늦게 감지한 해운대구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운대구는 최근 해리단길발전협의회, 해리단길 임대인·임차인 대표와 앞으로 5년 이상 상가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건축물 리모델링비를 최대 2000만 원까지 지원하는 상생협약을 맺었다.
해리단길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해리단길 일부 건물주는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자제하고 나섰다. 한 부동산업자는 “2년 계약 때 임대료 상승률을 연간 5% 미만으로 명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