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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11> 수영 좌수영성지길

첨이대·좌수영선소·무민사 … 조선 호국유적 ‘꼬리에 꼬리’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9-03-14 19:22:4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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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철도 2호선 민락역서 출발
- 외침 감시 전망대인 첨이대
- 최영 장군 영신 모신 무민사
- 대규모 수군 주둔지 좌수영 등
- 동남 해역방어 자취 오롯이

- SNS 입소문 망미단길~F1963
- 문화 융·복합 명소로 자리매김
- 전반적으로 보행 여건 좋아

부산 수영구 수영동의 좌수영성지길. 백산 정상의 첨이대, 좌수영 선소, 무민사에 이어 좌수영성지의 콘텐츠를 죄다 품은 수영사적공원을 잇는 길이다. 최근 주목받는 망미단길과 B-Con(Busan contain) 그라운드, 철강 제조공장의 새로운 공간인 F1963에 이르기까지 문화의 융·복합 장면과도 마주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보행 여건은 좋은 편이다.
   
수영사적공원 좌수영성지 남문 일대. 여기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좌수영성의 석축 일부가 남아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수영(水營)이란 지명은 조선시대 동남 해역 방어를 책임졌던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영(수영)에서 비롯됐다. 조선시대에는 경상도에 2곳, 전라도에 2곳 등 총 4개의 수영, 즉 해군 주둔지가 있었다. 군사적 요충지라는 얘기다. 이는 왜적을 감시하기 위한 전망대인 백산(127.8m) 첨이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도시철도 2호선 민락역 1번 출구에서 더샵센텀포레와 센텀비스타동원1차 아파트 사잇길로 올라가면 백산 정상의 첨이대 표석과 만난다. 여기서 탁 트인 바다, 장산과 배산, 금련산, 수영강 등이 한눈에 보인다.

■ 상비군 2만 명이었던 좌수영

   
25의용단
백산에서 내려와 도시철도 민락역 2번 출구에서 수영현대아파트 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103동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 왼쪽에 좌수영 선소(船所) 유허비가 있다. 해군 부두 격인 선소에는 거북선 1척과 전선 3척, 병선 5척, 사후선 12척이 있었다고 한다.

청송 해수사우나 골목으로 향한다. 황금쟁반짜장 맞은편으로 도로를 건너 첫 번째 블록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꺾으면 고려 말 왜구를 무찌른 최영(1316~1388) 장군의 영신을 모신 무민사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개국 6년 뒤 ‘무민’(장군을 위로한다는 뜻)이란 시호를 내려 장군의 넋을 달랬다. 원래 무민사는 강신 무녀가 최영 장군의 영정을 모시고 살던 오두막집이었다.

   
좌수영성지 남문의 박견.
수영탕 골목길을 따라 동문거리길(수영성로 1→44)로 접어든다. 수영팔도시장의 아케이드가 보인다. 마침내 좌수영성지 남문과 관아거리. 홍예문 양식의 돌문인 남문은 애초 옛 수영초등 자리에 보존됐다가 이곳으로 옮겨졌다. 수영성의 동서남북 사대문 가운데 남문이 가장 컸다. 남문 양쪽에는 돌로 만든 박견 한 쌍이 있다. 눈은 퉁방울처럼 크고 으르렁거리는 모습이다. 조선개로 알려진 박견은 왜적의 동태를 감시하던 좌수영성의 위상과 맞닿아 있다.

남문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좌수영성의 석축 일부가 남아 있다. 좌수영성은 둘레 2784m, 높이 4m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남은 성곽이 이 정도라니 안타깝다. 좌수영성이 상비 병력 2만 명을 거느렸을 만큼 대규모 수군 주둔지였고, 243년간 지금의 자리에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 좌수영성지 석축 뒤쪽은 안용복 장군 사당(수강사)이다. 안용복은 조선 숙종(1674~1720 재위) 때 동래(수영동) 출신 어민으로, 좌수영 수군인 능로군이었지만, 왜인들에게 독도가 우리 땅임을 확약받는 등 큰 업적을 세워 장군으로 추앙받았다.

   
F1963의 맹종죽 숲·소리길.
■ B-Con 그라운드·맹종죽 숲길

수령 500년인 좌수영성지 푸조나무(천연기념물 311호)를 지나 다시 남문 쪽으로 향한다. 남문 뒤편에 좌수영성지 곰솔(천연기념물 270호)이 있다. 나이는 400살이 넘었다. 좌수영 당시 나무로 만든 군선을 보호하고 수군이 무사 안녕하도록 지켜주던 군신목(軍神木)으로 신성시됐다고 한다.

25의용단으로 향하면 수영야류(중요무형문화재 43호)를 전승하는 수영민속예술관과 놀이마당을 만난다. 수영야류의 막판인 4과장은 다른 탈놀이와 달리 독특하다. 사자무가 등장하고 사자가 담비(호랑이)를 잡아먹어 버리는 장면이 있는데, 이 대목이 특이하다.

25의용단을 지나 망미번영로 70번길로 접어든다. 수영강동원로얄듀크 아파트 왼쪽 길에 조성된 망미단길이다. 주변에 개성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꽃집이 하나둘 들어선 뒤 SNS 등에 핫 플레이스로 입소문을 타면서 명소가 됐다.

망미단길이 끝나는 지점은 도시고속도로(번영로) 수영고가교 구간. 그 아래에는 복합생활문화공간인 ‘수영고가교 하부 B-Con(Busan contain) 그라운드’ 조성 사업이 한창이다.

여기서 동래 방면으로 가면 교각 마지막 구간에서 특이한 디자인의 키스와이어(고려제강) 센터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키스와이어 센터 주차장 입구에서 F1963(1963년에 세워진 공장이라는 뜻) 쪽으로 대숲 오솔길이 나 있다. 맹종죽 숲·소리길이다. 철강 와이어 제조 설비가 있던 공장 부지였는데, 공장 바닥 콘크리트를 잘라 숲길 바닥에 깔았다. 와이어를 닮은 대나무를 선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걷고싶은부산·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공동기획:부산시·국제신문·(사)걷고싶은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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