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지역 구민들 형평성 제기
- 시 “배출자 부담 원칙에 위배”
- 지자체에 공문 보내 난색 표해
- 정부 단계적 인상 방침과도 배치
부산 일선 구·군이 진통 끝에 합의한 종량제 쓰레기봉투 단일 요금체제가 시행 7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전국 최고 수준의 쓰레기봉툿값을 내려 주민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인데, 정부나 부산시의 방침과는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또 예전처럼 다시 구·군별로 쓰레기봉툿값이 달리 책정되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부산시는 최근 일선 구·군에 공문을 보내 “쓰레기봉툿값 인하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부산진구와 남구는 오는 7월부터 쓰레기봉툿값을 10ℓ짜리 기준 각각 30%, 10% 인하하기로 했다. 북구 역시 ‘인하 행렬’에 가세했다. 북구는 30% 내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구·군의 ‘눈치 게임’도 시작됐다. 세수가 줄어들 걸 걱정하면서도, 주민이 인접 구·군과 가격을 비교하며 제기하는 민원에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에 연제구는 최근 쓰레기봉툿값 인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연제구 관계자는 “시에 구·군이 개별적으로 쓰레기봉툿값 내리는 걸 막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국 일부 구가 먼저 가격 인하를 단행해 우리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주민이 인접한 부산진구에서 값싸게 봉투를 사서 우리 구에 버리면 처리 비용 증가와 세수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애초 2011년 이 같은 혼란이 불거지자 부산시와 일선 구·군은 도농지역인 강서구와 기장군을 제외하고 쓰레기봉툿값 단일화를 논의했다. 시와 구·군은 협의를 진행한 끝에 2012년부터 쓰레기봉툿값 단일화에 합의했고, 지금까지 구별로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기초단체가 저마다 인하를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건 부산의 쓰레기봉툿값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 10ℓ짜리 쓰레기봉툿값이 부산은 430원으로, 서울(250원) 대구(290원) 대전(330원) 울산(330원) 등 다른 도시보다 비싸다. 쓰레기봉툿값은 각 기초단체가 조례를 통해 정한다.
이처럼 쓰레기봉툿값 인하 움직임이 확산할 분위기를 보이자 시는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배출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쓰레기를 줄이려고 단계적인 봉툿값 인상을 유도하기로 한 환경부 방침과도 맞지 않는다는 게 시의 견해다. 시 관계자는 “가격 인하 계획을 밝힌 기초단체 안대로라면 경감되는 주민 부담은 1년에 몇천 원 정도인데, 구·군의 세수 감소분은 굉장히 커 청소행정 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