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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등원차량…연차·반차 낸 학부모들 등원행렬

하루짜리 개학 연기 유치원 2곳 가보니

  •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  |   입력 : 2019-03-04 20:18:5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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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 대부분 한유총 눈치보며
- 돌봄교실 그대로 유지해 어정쩡
- 오전 유치원 앞 차량 뒤엉키기도
- “아이 볼모 화나 국립 확대” 호소

- 교육청·지자체, 유치원 들이닥쳐
- 개학 연기·정상 운영 여부 확인
- 시정명령서 수령 놓고 신경전

결국 또 피해자는 학부모와 아이들이었다. 4일 사립유치원 상당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눈치를 보느라, 교육부의 강력한 경고와 사회적 비난에도 ‘어정쩡한 하루짜리 개학 연기’를 강행했다. 등원 차량을 운영하지 않았지만 돌봄교실은 그대로 유지했고,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연차나 반차를 내서 아이들을 유치원에 직접 데려다줬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일부 사립유치원이 개학 연기를 강행한 4일 부산의 한 유치원에 학부모가 승용차로 자녀를 등원시키고 있다. 김종진 기자
교육청은 개학을 연기한 유치원이 단순히 돌봄 서비스만 하는지 교과 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지 등을 파악하지 못해 학부모 혼란을 키웠다.

이날 부산 곳곳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아이를 유치원 자체 돌봄 서비스에 맡기려는 학부모들로 분주했다. 자가용과 택시를 탄 학부모가 몰려 유치원 앞은 오전 한때 차량이 어지럽게 뒤엉켰다. 또 등원 행렬에는 맞벌이 부부를 대신해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나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날 사하구 유아교육진흥원에서 긴급 돌봄 서비스를 가동한 모습. 김종진 기자
국제신문 취재팀이 북구 화명동 S유치원과 사하구 다대동 L유치원을 방문해 보니 학부모들은 개학 연기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한유총과 정부의 대립에 따른 피해를 호소했다.

학부모 A(여·42) 씨는 “지난 토요일(2일) 유치원에서 개학 연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지난 주말 내내 이번 주 아이를 어디에다 맡겨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며 “일요일(3일) 밤부터는 유치원이 아이를 볼모로 삼는다는 생각에 화도 났지만 아이를 맡기는 처지라 유치원에 화를 낼 수도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과 정부의 대립이 계속되면서 학부모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대부분 학부모는 국공립 유치원이라는 ‘대안’을 고심했지만, 답을 얻진 못했다. 국공립 유치원 수는 적고 정원이 이미 찬 까닭이다.

이에 학부모 B(여·42) 씨는 “지금의 사태가 사립유치원과 정부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실제 피해자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라며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을 크게 늘려 입학을 원하는 아이 모두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학 연기를 밝힌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앞에서는 학부모뿐 아니라 교육청과 각 구·군 관계자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실제로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유치원과 공무원 사이 신경전도 빚어졌다.

아침 일찍부터 유치원을 면밀히 살피던 교육청과 북구 관계자는 S유치원 담당자에게 수업 진행 상황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유치원은 이를 거부했다. 게다가 원장이 부재 중이라는 이유로 교육청 1차 시정명령서를 수령하길 거부해, 교육청 관계자는 명령서를 유치원 신발장에 올려둘 수밖에 없었다.

이후 교육청 감사팀이 들이닥치자 비로소 유치원 측은 수업 진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유치원에서는 정상 수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북구 관계자는 “아이들이 두 개 반에 몰려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을 볼 때 정상 수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연차 또는 반차를 낸 직장인도 속출했다. 반차를 사용한 학부모는 오전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준 뒤에야 출근했다. 일부 학부모는 개학 연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아예 연차를 내고 집에서 자녀를 돌보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했다.

부산시교육청은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중 이날 55곳이 개학을 연기한 것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방침을 밝히지 않고 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의 수까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부산지역 사립유치원은 한유총 개학 연기 철회 방침에 따라 5일부터 모두 정상 수업할 것으로 보인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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