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학 연기 하루 만에 철회
- 부산 유치원 43곳 시정명령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조건 없이 ‘개학 연기 투쟁’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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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등원 차량 운영을 중단한 부산의 한 사립유치원에 할머니가 손녀를 직접 등원시키고 있다. 이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사립유치원 상당수가 ‘개학 연기 투쟁’을 강행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한유총은 4일 이덕선 이사장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 “개학 연기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학부모들 염려를 더 초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소속 유치원에 “자체 판단에 따라 내일부터 개학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유총은 정부의 초강경 대응과 학부모의 비난 여론에 사실상 ‘백기 투항’했다.
한유총은 법인 지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이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두 손을 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한유총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이 사립유치원 개학 연기를 주도하고, 집단 폐원을 거론하는 등 유아와 학부모를 위협해 공익을 해쳤다고 판단했다. 한유총은 서울시교육청 허가로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설립 취소가 이뤄지면 법인 청산 절차가 진행되고, 한유총은 법적 지위는 물론 사립유치원단체로서 대표성을 잃어 더는 교육부와 협상 테이블을 차릴 자격이 없어진다. 한유총의 존립 근거와 이유가 통째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다.
여기에다 교육부는 이날 벌어진 한유총의 개학 연기를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사업자단체의 불법 단체행동으로 판단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또 검찰은 한유총에 대해 교육부의 고발이 접수되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기로 하고, 그동안 법리 검토 작업을 벌여왔다. 한유총은 결국 정부와 수사기관 등의 전방위 압박에 더해 사회적 비난까지 받으며 사면초가 신세가 된 셈이다. 한유총이 ‘어정쩡한 하루짜리 개학 연기’로 되레 손해만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유총은 그러나 개학 연기 사태 책임을 정부와 여당에 돌리며 물러서지 않는 태도를 보여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한유총은 이날 “교육부·여당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제대로 된 협의가 불가능했다”며 개학 연기가 ‘준법 투쟁’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한유총 이덕선 이사장은 조만간 거취를 포함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한유총의 개학 연기에 동참한 사립유치원은 부산 55곳, 경남 77곳으로 집계됐다. 부산시교육청은 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 55곳 중 43곳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사립유치원 상당수가 등원 차량을 운영하지 않은 채 돌봄교실은 유지하는 등 ‘말만 요란한’ 개학 연기를 강행해 애꿎은 학부모와 유아가 큰 피해를 봤다. 시교육청은 이 때문에 개학 연기 여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를 놓고 허둥대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