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격 사유 여부 놓고 쟁점 대두
- 검찰 “정당성 따질 수 있는 근거”
- 일각선 “취미생활로 판단 못 해”
종교적 이유로 집총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총으로 사람을 쏘거나 전쟁을 하는 게임을 즐겼다면, 양심의 진실성을 의심할 수 있을까. 울산지검이 이 논란의 불씨를 댕겨 결과가 주목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울산지검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11건의 담당 재판부에 ‘온라인 게임 가입과 이용 사실’ 조회를 신청했다. 병역거부 사유가 정당한지 판단할 때 특정 게임을 즐긴 기록을 참고해달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11개 사건에서 게임 이용 사실 조회 신청을 수용했다.
검찰은 ‘배틀 그라운드’ ‘서든 어택’ ‘스페셜 포스’ ‘콜 오브 듀티:블랙 옵스4’‘오버워치’‘디아블로’‘리그 오브 레전드’‘스타크래프트’ 등 8개 게임을 지목했다. 이 게임들은 이용자의 시점에서 총이나 칼을 사용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1인칭 슈팅게임(FPS), 전략적으로 병력을 운용해 상대방과 전투를 치르는 실시간 전략게임(RTS) 등으로 분류된다.
검찰은 해당 게임 업체에 병역거부자의 게임 가입 여부와 시기, 이용한 시간과 기간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지검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제주지검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병역거부자의 특정 게임 접속 기록을 확인한 바 있다.
게임을 했는지를 집총 거부 신념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데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느냐를 두고는 논란이 인다.
대학생 A(23) 씨는 “게임은 취미생활일 뿐이고 지극히 사적인 영역의 정보인데, 검찰이 병역거부 사유에 흠집을 내려고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며 “더구나 스타크래프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는 특별히 잔인한 설정이 없는 전략 게임이어서 폭력성과 상관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지난해 대법원이 종교적 신념이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을 살펴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인지 가려야 한다”고 판시한 점을 들어 온라인 게임 이용 여부도 병역거부 사유가 정당한지 따지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검찰 관계자는 “(종교적 이유의) 양심적 병역 거부라면 신념이 삶의 일부가 아닌 전체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