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vs 경남 울산 대구 경북
- 입지 선정으로 충돌했던 과거
- ‘부울경 연대’로 국면 달라져
- 광역단체장·민주당 의원들
-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집중
- TK· 경남 한국당, 소모전 대신
- 통합대구공항 이전 상생 도모
- 동남권 신공항과 결 달리해야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백지화 및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영남권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2007년 대선, 2012년 총선 및 대선,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일곱 번째다. 하지만 정부가 ‘신공항 프로세스’를 주도했던 이전과는 양상이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의 ‘총리실 검증’ 발언으로 청와대가 전면에 나선 형국이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공식화된 셈이다. 따라서 당·정·청이 주도적으로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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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박재호(왼쪽부터) 김해영 전재수 최인호 윤준호 국회의원이 지난달 30일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반대와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의 건설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정치 이슈로 부상… 과거와 양상 달라
과거 ‘동남권 신공항 이슈’는 영남권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등 5개 시·도 정치권이 신공항 여론을 부추겨 정치적 잇속만 챙기는 반면 해법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전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2011년 백지화와 2016년 김해신공항 결정의 객관성 부각에 주력했다. 영남권 정치권도 2016년 김해신공항 결정 당시에는 여론몰이를 최대한 자제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영남권 전체가 보수세력의 일당 체제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측면도 있다.
하지만 김해신공항 문제는 올해 정국을 뒤흔들 ‘정치 뇌관’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이 직접 부산 발언을 통해 김해신공항 해법을 언급했고, 김해신공항 문제는 정치 영역에서 다뤄질 수밖에 없는 소재가 됐다.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5·9대선,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부울경에서 민주당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김해신공항 판’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이유로 꼽힌다. 민주당의 부울경 광역단체장 석권으로 부산 대 경남·울산·대구·경북의 대립 구도가 ‘부울경 연대’로 바뀐 것도 이전과 다른 점이다. 동남권 광역단체장은 취임 직후부터 ‘김해신공항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입지 선정으로 영남권이 직접 부닥쳤던 과거에 비해 ‘김해신공항의 백지화’ 문제에 논의가 집중된 것도 과거 동남권 신공항 국면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는 영남권 5개 시·도의 갈등 양상이 과거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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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주호영(오른쪽 두 번째) 의원을 비롯한 대구 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와대 강기정(왼쪽 두 번째) 정무수석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발언에 관한 진의를 묻는 질의서를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
■당·정·청 운명공동체
과거 두 차례 ‘동남권 신공항’ 파동 때와는 갈등 양상과 구도가 달라졌지만, 오히려 해법 마련은 더욱 어렵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해신공항 문제는 내년 21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부울경의 승패를 결정한 핵폭탄급 이슈다. 여야 모두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승부수는 청와대가 띄운 셈이 됐다. 당장 한국당과 청와대가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구 경북은 물론 경남 한국당 의원들까지 문 대통령의 발언 진의를 요구하며 청와대를 직접 겨냥했다. 한국당 경남 의원은 지난 21일 부산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 때 모임을 열고 김해신공항을 애초 정부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남 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이 지역갈등 재점화뿐 아니라 정치적 논리로 내년 총선용이란 의심을 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만간 문 대통령과 정부가 김해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줄 것과 이미 결정 난 김해신공항을 정치적으로나 선거용으로 악용하지 말 것, 정부는 김해신공항을 계획대로 추진해 줄 것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대구·경북 의원도 같은 날 문 대통령의 신공항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전달했다. 질의서에는 문 대통령의 김해신공항 재검토 언급에 관한 비판과 함께 ▷ 김해신공항 관련 대통령 말씀의 진의 ▷김해신공항 추가 검증 필요 여부와 사업 지연에 대한 대책 ▷통합대구공항 이전 계획 변동 가능성에 대한 질의가 포함됐다.
부산 한국당 의원도 온도 차가 있지만 계획대로 김해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다만, 이들은 가덕도 신공항이 실현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발언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김해신공항 총리실 검증’은 기정사실로 됐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특히 총리실 검증이 이뤄지면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는 부울경 신공항 검증단의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부울경 민주당 광역단체장과 의원은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사실상 정치적 운명을 건 상황이다. 총리실 검증에도 지역 민주당의 요구와 달리 김해신공항이 추진될 경우 여권 전체가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