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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00> 델포이와 델파이 : 예언과 전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2-21 20:10:18
  •  |   본지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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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인들은 무슨 신앙을 지니며 살았을까? 지역마다 제우스를 비롯한 여러 신을 믿었을 것이다.

델포이 신전의 무녀(왼쪽 사진). 델파이 방법 전문가.
하지만 너무나 인간을 닮은 신이다. 신들의 존재만으로 절대적 권위는 없었을 것이다. 절대적 권위는 신들의 말씀을 전하는 신전을 통해 행사됐다. 고대 그리스 여러 지역에 신전이 있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신전은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전이다. 그곳은 대지의 중심인 배꼽(Omphalos)으로 여겨졌다.

신전에서 인간이 기도하면 신들이 인간에게 직접 응답하는 식이 아니었다. 신전에서 인간이 질문하면 무녀(Pythia)의 입을 통해 신들의 말씀인 신탁(Oracle)이 내려졌다. 이때 무녀는 신전 밑에서 뿜어져 나오는 요상한 가스에 중독된 듯 몸을 흐느적거리며 중얼거리는 말로 신탁을 전했다.

신전에서 받은 신탁은 절대적이었다. 거부할 수 없었다. 뜻이 아리송한 신탁이 내려지면 신전에서 일하는 신관들이 해석해 주었다. 그리스신화에서 신탁의 예언은 틀리는 법 없이 언젠가는 정확하게 실현되었다.

현대인들은 델포이 신전의 정확한 예언력을 따르고 싶었다. 그래서 델포이와 이름이 비슷한 델파이(Delphi) 방법을 만들었다.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고 이를 종합하여 미래를 예측하려는 목적에서다. 1이제는 빅데이터가 신전이 되어 오라클인 신탁이 내려지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꼭 그렇게 될 정확한 예측이 가능할까? 그리 될 수 있는 희미한 전망은 혹시 가능할지 모르겠다.

박기철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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