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단체 “참여만 시켜 놓고
- 실질적 권한은 전혀 안 줘
- 영향평가 수정 등 의견 반영을”
- 시 “접점 찾는 데 최대한 노력”
부산시가 대저대교 건설 공사를 시작하기 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려고 환경단체와 민관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환경단체들이 “아무런 권한도 주지 않고 공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환경단체를 이용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는 대저대교 건설이 인근 철새 도래지와 낙동강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려고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4일 시와 환경단체가 현장 공동조사를 벌였고, 오는 26일에는 추가 회의를 열 계획이다.
대형 공사 시작 전 시가 환경단체와 협의체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큰 공사를 앞두고 시와 환경단체가 대립했으나 이번은 머리를 맞댔다”며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자문을 시작으로 공사 시작 후 실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꾸준히 의견을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시는 앞으로 이어질 낙동강 변 일대 교량 건설에서도 환경단체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하고 있다.
시가 민관협의체 구성과 공동조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만 참여하는 환경단체의 시선은 싸늘하다. 민관협의체는 구성했으나 환경단체에 실질적인 권한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참여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시가 환경단체를 하나의 주체로 인정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이대로면 이미 마무리된 환경영향평가에서 결점을 발견하더라도 환경단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나쁘게 말하면 환경단체가 대저대교 착공을 정당화하는 데 들러리를 서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환경단체는 환경영향평가를 수정할 자격 등의 실질적 권한을 요구한다. 하지만 시는 이 요구를 들어주면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게 뻔하고, 환경단체의 전문성도 부족하다며 거절했다.
이에 대해 부산녹색연합 김수정 간사는 “시가 말하는 ‘전문성’이라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시가 먼저 민관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협력을 요청했다는 점을 명심하고 태도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환경단체는 다리 건설이 시작되고 혹시 환경이 파괴되면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시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 관계자는 “환경단체 요구를 전부 받아들일 순 없지만, 최대한 노력해 접점을 찾아 친환경적 공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