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재범 가능성 적은 점 고려”
- 엄벌청원속 검찰 무기징역 구형
- 유가족 “처벌 너무 약하다” 반발
경남 거제에서 아무런 이유없이 5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 1부(이용균 부장판사)는 14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0)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잔인하게 폭행해 숨지게 했으나 나이가 어리고 초범인데다 반성의 기미도 있다. 한 가정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재범 가능성도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추가로 살인을 저지를 개연성도 없어 전자발찌 청구는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무기징역과 전자장치 부착명령 30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범행의 과정이 잔혹하고 묻지마 폭행 등이 사회적 불안요소로 다시 등장하지 않도록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4일 새벽 2시30분께 거제시 중곡동 신오교 아래 선착장 길가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50대 여성을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피해자가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A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30여분 동안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 여성은 뇌출혈 등 다발성 골절 등으로 숨졌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A 씨에게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 씨가 범행 전 휴대전화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등을 검색한 점을 고려해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유족들은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의논 후 검찰에 항소를 요청할 지 결정하기로 했다. A 씨 변호인은 “재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할지는 피고인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재판과정에서 A 씨 변호인은 “사건 당시에 A 씨가 술에 취해 블랙아웃 상태였고 살해 동기에 고의성이 없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봐야 한다”며 “어린 피고인이 사회와 영원히 격리되는 중벌을 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선처를 구했다.
그러나 ‘주취 감경’ 없이 A 씨를 엄벌하고 신상을 공개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4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