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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으로 세대상생”…“청년·노년층 서로 이해를”

1947년생 ‘창간둥이’와 1989년생 ‘복간둥이’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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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병호 전 국제신문 논설실장

- 무역회사 다니다 친구따라 기자직 응시
-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등과
- 국제신문 폐간·복간 ‘영욕의 세월’ 겪어
- 자본·권력의 교묘한 언론통제 안타까워
- 능력있는 기자, 발도 머리도 부지런해야

# 배지열 사회부 기자

- 대학 학보사 활동·저널리즘 스쿨 나와
- 취업문 뚫었지만 결혼·집 마련은 아득
- ‘N포 세대’ 사회·경제문제 해법 고민
- 한정된 자원 탓에 세대갈등 커지는 듯
- 1인 미디어와 선의의 경쟁 위해 노력

국제신문은 복간 30주년을 기념해 1947년생 ‘창간둥이’와 1989년생 ‘복간둥이’의 만남을 준비했다.

올해 72세인 창간둥이는 4·19혁명, 산업화,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굴곡진 한국 현대사와 함께 국제신문의 아픔과 기쁨을 모두 겪었다. 장병호 전 논설실장이 창간둥이다. 올해 30세인 복간둥이는 ‘여러 가지를 포기했다’는 뜻의 ‘N포 세대’라 불릴 만큼 사회·경제적 문제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청년세대다. 사회부에서 청년의 아픔을 함께하며 미래를 꿈꾸는 배지열 기자가 복간둥이다.

두 사람이 만나 때로는 국제신문 선후배로, 때로는 40년의 세월을 사이에 둔 인생 선후배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병호 전 국제신문 논설실장(왼쪽), 배지열 사회부 기자
■ 전국적 명성과 강제 폐간·복간

▶배지열(이하 배)=1947년 창간 해에 태어나신 선배님으로부터 국제신문 성장기를 듣고 싶습니다.

▶장병호(이하 장)=국제신문은 6·25 전쟁 때 전국적으로 유명했는데 피란지였던 부산으로 온 서울 지식인들을 필진으로 대거 수용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창업주인 김형두 씨가 이들을 기자 또는 논설위원으로 채용하는 데 아주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때 논설위원으로 유진오, 오종식, 송지영, 조동필, 주요한 씨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인사가 많았습니다. 이런 필진의 활약으로 국제신문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외국어에 능한 기자도 많아 미국 AP, 일본 NHK 등 해외 유명 언론사 뉴스를 번역해 정확한 전황을 신속하게 보도했습니다. 당시 인기가 얼마나 많았으면 배달 부수가 4만 부인데 거리에서 판매하는 가두판매 부수가 3만 부였습니다. 심지어 국제신문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회사 앞에 장사진을 쳤습니다. 폐간 직전에는 발행 부수가 30만 부를 훨씬 넘겨 전국 5대지로 확고한 위상을 떨쳤습니다.

▶배=선배님은 폐간과 복간을 모두 겪었는데 당시 심경이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장=나는 1978년 3월에 입사했는데 1980년 11월 25일 폐간됐습니다. 나 자신은 물론이고 회사 전체가 참담한 분위기였습니다. 폐간되기 몇 달 전부터 국제신문은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기자 45명이 보안사령부 지시로 해직됐는데, 전국 언론사 중 최대 인원이었습니다. 임금 인상을 요구했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등의 부당한 이유로 해직됐습니다. 해직자 명단이 붙을 때마다 편집국은 울음바다였습니다. 폐간 일주일 뒤 통폐합 지시에 따라 1980년 12월 1일 부산일보로 출근했습니다. 낯설고 힘든 세월을 8년 넘게 버텼습니다.

▶배=우여곡절이 많았기에 복간 소식이 더 기쁘셨을 것 같습니다.

▶장=1988년 가을께 국제신문 복간 소식이 들렸습니다. 합류하라는 권유를 받고 1988년 12월 31일 친정인 국제신문으로 넘어왔습니다. 1989년 2월 1일 복간할 때 사회부 차장을 맡았는데 복간을 위해 대거 뽑은 27기 신임 기자 중 12명을 내가 가르쳤습니다. 초년병 기자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는 의지가 커 새벽까지 씨름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 ‘N포 세대’의 어려움

▶장=나는 꽤 늦은 나이인 만 30세에 입사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무역회사에 근무했는데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던 친구를 따라 응시했다가 합격했습니다. 그때는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일할 사람이 많이 필요했고 기자도 많이 채용했습니다. 국제신문도 1970년대에 매년 4, 5명 어떤 때는 10명 넘게 뽑기도 했습니다. 배 기자는 어떻게 입사했습니까.

▶배=저는 2016년 11월 27세에 입사했습니다. 대학에서 학보사 활동을 하다 기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언론사 입사를 목표로 대학에서 운영하는 언론 고시반에 들어가 체계적인 준비를 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저널리즘 스쿨에서 공부를 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장=예전 내가 입사할 때와 달리 요즘 배 기자 세대는 극심한 취업난을 겪는다고 들었습니다.

▶배=제가 그랬듯 청년 세대는 취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합니다. 좋은 일자리도 많지 않습니다. 가까스로 취업을 한다 해도 연애, 결혼, 출산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심지어 ‘N포 세대’로 불리기도 합니다. 저 역시 취업 문턱을 넘기 위해 많은 것을 쏟아부었는데 연애와 결혼을 위해 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힘이 빠집니다. 출산과 내 집 마련까지 생각하면 두려움마저 생깁니다. 주위에도 비슷한 생각을 가친 친구가 많습니다.
장병호(오른쪽) 전 국제신문 논설실장과 배지열 기자가 1989년 2월 1일 자 복간호를 보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 세대 갈등…서로를 이해해야

▶장=대한민국은 압축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내실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물질만능주의, 부정부패가 만연해져 나라의 장래가 걱정될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로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입시 위주 교육에만 집중하고 인성 교육은 도외시하니 과거보다 다양한 갈등이 사회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대 갈등이 가장 심합니다. 각 세대가 서로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고 세대 간 이념 갈등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배=저 역시 세대 갈등이 심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다만 세대 갈등의 주된 원인은 한정된 자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청년과 노년 세대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재산은커녕 빚밖에 없는 청년층과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한 노년층 양측이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서로의 입장을 한 번씩 생각해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노년 세대는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고 젊은 세대는 미래를 상상하면서 서로가 왜 특정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 급변하는 언론환경

▶장=언론 환경이 급변하고 처지도 예전과 달라 후배들이 안쓰럽습니다. 더욱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마냥 홀가분할 수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요즘 권력은 언론을 교묘하게 다룬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본과 권력은 원래 언론을 싫어하지만 우리 때보다 후배들이 많이 위축된 것 같아 선배로서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배=선배님 말씀대로 현장에서 달라진 언론 환경을 직접 느낍니다. 각종 기술과 1인 미디어가 발달하다 보니 기자보다 나은 시민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기자 입장에서 경쟁자가 늘어난 셈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선의의 경쟁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장=기자들이 더욱더 노력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공부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능력 있는 기자는 발도, 머리도 부지런해야 합니다.

▶배=선배님의 여러 가지 조언 감사합니다. 정리=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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