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만취해 차를 몰다가 윤창호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박모(26) 씨의 구형량을 대폭 늘렸다. 음주운전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박 씨 측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다.
30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 심리로 열린 박 씨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지난 11일 구형한 징역 8년을 취소하고 다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애초 재판부는 이날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었지만,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하고 추가 심리를 했다. 지난 공판 말미에 박 씨 측 변호인이 “사고 직전 박 씨가 동승자에게 성적인 행동을 한 게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박 씨가 음주로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에 관해 합리적 의심이 증명됐는지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며 “고민 끝에 사고 직전 영상에 대한 증거 조사 없이 결론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변론 재개 사유를 설명했다.
이날 공판에서 사고 직전 박 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자, 적용 법률을 두고 검사와 변호인 간 공방이 벌어졌다. 검사 측은 “박 씨가 음주로 운전 조작 능력을 잃어 사고가 났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호인은 “사고 전 피고인의 손이 자신의 몸으로 향했다는 동승자 진술을 고려하면 성적 행위가 사고 원인이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적용해 달라”고 맞섰다.
검찰은 “박 씨가 범행을 모두 반성한다는 과거 진술과 달리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박 씨의 1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13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