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탁사 보조업무 맡겨 논란되자
- 시, 2차례 타 업체로 이직 알선
- 잔류 29명 활동 5개월 남았는데
- 3차 매칭 실패땐 모두 해지 방침

부산시의 청년일자리 정책에 따라 선발된 청년들이 위탁 주관사의 허술한 인력 운용으로 피해를 입은 데 이어 시로부터 고용 보장도 받지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다.

24일 ‘부산시 우리 마을 청년보안관’ 사업의 위탁사인 ㈜글로브임펙트에 따르면 시 청년희망정책과는 오는 28일 마지막 기업 매칭 때까지 채용되지 않은 인원은 다음 달 계약 해지하라는 공문을 위탁사에 전달했다. 애초 오는 6월 30일까지 활동이 보장된 청년들이 기업에 채용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라는 것이다. 우리 마을 청년보안관은 지역에 필요한 복지·문화 등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지역 청년에게 맡기는 사업으로, 행정안전부의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에 따라 시가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보안관 50명이 선발돼 위탁사인 글로브임펙트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글로브임펙트가 애초 취지에 맞지 않게 회사의 대외 행사 도우미 등 보조 업무를 맡겨 물의를 빚었다.

논란이 일자 시는 청년보안관을 다른 업체로 이직시키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기업당 5인 이하로 고용 인원을 제한하는 심사 기준을 만들었다. 시 관계자는 “1개 업체가 많은 인원을 고용하면 또다시 글로브임펙트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인원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는 청년보안관과 매칭할 기업 10여 곳을 소개해 일자리를 알선했다. 그런데 기업이 면접 후 채용을 원하지 않거나, 청년보안관이 해당 기업에 입사를 원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 현재 29명이 글로브임펙트에 잔류하고 있는 상태다. 1, 2차 매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시는 오는 28일 3차 매칭을 앞두고 글로브임펙트 측에 “이번에도 매칭이 안 되면 일단 계약을 해지하라”고 전했다.

글로브임펙트 관계자는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한 도의적 책임을 느껴 남아 있는 청년들의 고용승계를 하려고 해도 시가 ‘5인 이하’ 기준만 내세우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매칭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계약 기간인 오는 6월까지 계속 매칭만 진행할 수는 없다. 3차 매칭 이후에는 수시 매칭 방식으로 취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가 29명의 고용을 책임지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계약을 해지하라고 하자 청년들은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다. 부산청년유니온 관계자는 “시와 위탁사가 시가 정책을 엉터리로 집행해 그 피해를 애꿎은 청년들이 입고 있다”며 “시가 계약기간인 오는 6월 말까지 책임지고 고용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