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시 합의 파기가 사태 원인”
- 市 “임금 과도한 인상으로 적자”
- 접점 없어 사흘째 시민 불편만

경남 진주시 최대 시내버스 업체인 삼성교통의 노조가 파업한 지 이틀 째인 22일 시와 삼성교통 측이 대화 자리는 마련하지 못한 채 서로 비난만 주고받아 사태 해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이경규 삼성교통 대표는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민께 불편을 끼쳐 드려 경영책임자로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주시를 향해서는 “월급을 제일 많이 받는 삼성교통에서 적자를 이유로 파업한다는 주장은 너무 저열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월급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저열한 방식으로 자극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태는 진주시가 지난해 표준운송원가 재산정 합의를 파기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또한 강경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21, 22일 대체 전세버스에 번갈아 타면서 시민에게 파업과 관련한 불편 사항을 들었다. 또 공무원과 함께 ‘삼성교통 파업 실상은 이렇습니다’라는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 유인물에는 “진주시의 준공영제는 업체에서 사용한 만큼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다” “삼성교통은 임금 18% 인상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 적자가 발생했다”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대체 전세버스에는 ‘월급을 제일 많이 받는 삼성교통이 적자를 이유로 파업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쓴 펼침막도 붙어 있다.

핵심 쟁점은 진주시가 산정한 표준운송원가가 적정한지다. 표준운송원가는 연료비 인건비 등을 포함해 버스 1대를 하루 운영하는 데 필요한 총비용이다. 노조는 현재 표준운송원가는 필수 비용을 빼고 나면 노동자들이 최저임금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적어 적자가 발생했고, 임금까지 체불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는 진주의 준공영제 방식은 지원 받은 금액 내에서 버스 업체가 자율적으로 경영하는 ‘총액 원가 지원체계’여서 삼성교통이 적자를 낸 원인은 표준운송원가가 부적정한 게 아니라 업체의 경영상 문제라는 입장이다.

시와 삼성교통 측이 이처럼 강력하게 대치하면서 파업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가 전세버스 100대와 안내 공무원 200명을 투입해 여객수송에 나서고 있으나 시민의 불편이 계속돼 양측의 비난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