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에서 가장 큰 시내버스 업체인 삼성교통의 노조가 파업(국제신문 지난 21일 자 11면 보도)을 벌이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노조는 시가 정한 표준운송원가를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시는 시민을 볼모로 벌이는 파업에 세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파업 장기화가 우려된다.

경남 진주시 시내버스 업체인 삼성교통노조가 21일 오전 5시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운행을 중단한 이 회사 버스가 진주시청 앞에 정차해 있다. 연합뉴스

21일 삼성교통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 회사가 32개 노선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 91대, 670회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진주에서는 4개 시내버스 업체가 87개 노선에 차량 238대를 투입, 하루 1624회 운행하고 있다. 삼성교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노선 36.7%, 차량 38.2%, 운행횟수 41.2%다.

시는 전세버스 98대를 임차해 운행을 중단한 32개 노선에 긴급 투입하고 택시부제를 일시해제했다. 또 승용차 카풀을 유도하는 등 시민 불편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삼성교통이 가장 많이 운행하는 명석면과 대평면 등지의 주민이 택시와 대체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경제적으로도 시는 하루 7000여만 원, 삼성교통은 5000만 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날 회사 차고지에서 자체 집회를 한 후 오후 2시께 시청 앞에서 민주노총과 연대해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삼성교통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가 긴급 자금을 투입하는 등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성실하게 대화에 나서 파업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시가 산정한 표준운송원가가 너무 작아서 노동자가 최저임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며 표준운송원가 재산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보조금 총액을 지원하면 운수업체가 자율적으로 경영하는 구조여서 추가 지원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지난 18일 실시한 시내버스 경영 및 서비스 평가 용역 중간보고에서 삼성교통을 제외한 부산·부일·시민버스는 최저시급 규정을 지키면서도 흑자 경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삼성교통은 지난해 임금을 18% 인상해 10억 원 넘는 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상의 적자 문제를 세금으로 충당하려고 임금(평균 410만 원)이 제일 높은 삼성교통이 시민들의 불편을 담보로 한 파업을 벌이는 것은 부당하다”며 파업 중지를 촉구했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