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지정기념물인데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동백나무 탄저병 등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1·3면 등 보도)에 대해 정부가 직접 대책을 마련한다. 산림청은 동백섬 내 수목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해 관련 법률을 근거로 보호·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시 공원운영과는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와 공동으로 18일까지 동백섬 내 수목 탄저병 발생 현황과 구획별 피해 정도를 조사·진단한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동백섬 종합 관리 대책도 수립할 예정이다.
시와 산림청은 특히 조사가 끝나면 동백섬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은 산림 내 식물의 유전자와 종, 생태계 등을 보전하기 위해 산림법에 따라 지정해 보호·관리하는 산림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최근 동백섬 내 동백나무에 들이닥친 탄저병 사태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시 박길성 공원운영과장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되면 전문가가 주기적으로 산림을 진단·관리해야 한다”며 “시기별 병충해 방제 계획 등이 포함된 동백섬 종합 관리 계획도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목 병원’을 운영하는 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는 이에 발맞춰 동백섬 내 탄저병 발생 수목의 낙엽 시료를 채취해 분석 중이다. 사업소가 탄저병 발생 원인을 분석해 전체 피해 통계를 내면, 이는 산림청과 시가 수립하는 동백섬 종합 관리 계획에 반영된다.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도 직원 10여 명을 4개 조로 나눠 매일 동백섬의 수목 현황을 전수 조사한다. 동백섬 수목의 종류와 규모에 관한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사업소는 수목 간격과 그루 수를 데이터화한 다음, 이번 탄저병 발생 원인으로 꼽힌 밀식(빽빽하게 심음) 문제를 솎아내기 등 방법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직 남았다. 산림청과 시의 대책 중 시 지정기념물인 동백섬을 지역 대표 천연자원으로 인정해 유지·보수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은 빠져 있다. 해운대구의회 김상수 의원은 “동백섬은 부산을 대표하는 자원이다. 시가 유지·보수 예산을 지원해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