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시의회 “보행 대책 따질 것”

보행권 침해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킨 도시철도 덕천역 지하상가 조성사업(국제신문 지난달 12일 7면 등 보도)이 14일로 예정된 부산교통공사 이종국 사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의 쟁점으로 급부상 했다. 교통공사와 북구 주민은 이번 사태 해결 방안에 이견을 보여 갈등의 골은 깊어질 전망이다.

13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시의회에 지하상가 조성 사업을 백지화할 수는 없다고 공식 답변했다. 교통공사 또한 북구 주민이 요구하는 상가 조성 백지화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이 내정자와 교통공사는 통행로 폭을 넓히겠다고 약속하고, 시공사와 논의해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사장 내정자와 공사의 입장에 주민들은 물론 구·시의회와 지역 국회의원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통공사가 내놓은 대책은 보행권 침해를 해소하는 데 불충분하고, 시공사는 이윤이 달린 만큼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기 어려울 거란 이유에서다. 인사청문회에 참석하는 부산시의회 노기섭(북구2) 의원은 “교통공사가 시공사에 6가지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아는데, 3가지는 보행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대책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전면 백지화를 하거나 최소한 보행에 큰 지장을 주는 상가 7개는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덕천역 지하상가가 인사청문회의 쟁점이 되자 교통공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통공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백지화하면 100억 원대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이 돈을 배상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북·강서 갑) 국회의원은 “주민에게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보행권과 안전을 침해하는 사업을 벌여 놓고 한마디 사과 말 없이 손해 금액만 운운하는 것은 협박과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을 비롯한 구·시의회 의원들은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뒤 추가 대응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