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는 한정된 예산·인력에 한계
- 병충해 대응 업무 매뉴얼 없어
- 시 소속 수목 연구사도 1명뿐
- 시목 보호차 전문인력 상주 필요
동백나무에 ‘탄저병 재앙’이 들이닥친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1·3면 보도)이 체계적 매뉴얼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돼온 사실이 확인됐다. 최종 책임 기관인 부산시가 관리 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해운대구에 관련 업무를 위임해 병충해를 방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는 “수백 쪽에 달하는 동백섬 현황 자료집에 관리 내용이 일부 들어 있지만, 현장 관리자가 사용하도록 명문화된 매뉴얼은 없다. 매년 해오던 업무 관행을 따른다”고 13일 밝혔다.
근린공원인 동백섬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 법을 근거로 한 동백섬 수목 관리 매뉴얼은 전혀 없어 공원을 관리하는 상시 근무자가 별도 지침도 없이 활동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동백섬 관리 원책임 기관인 시는 “매뉴얼이 존재한다”고 밝히는 등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해운대구가 시로부터 관리 책임만 넘겨받고 그에 따른 권한을 받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동백섬은 1999년 시 지정기념물로 선정되면서 관리 주체가 시로 정해졌지만, 관련 조례에 따라 그 업무가 해운대구로 위임됐다. 그러나 해운대구가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사업소를 통해 동백섬을 관리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 전체 지자체에 수목 병충해 전문가도 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연구사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동백섬을 관리하는 직원은 모두 수목 병충해 전문가가 아니다. 부산 시목(市木)인 동백섬 동백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전문 인력이 상주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래서 나온다. 특히 이번 동백섬 탄저병 사태 이후 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전문 연구사가 “동백섬 내 나무가 과밀해 약제 방제보다 벌목 등 임업적 방제가 효과적”이라는 진단과 처방을 쉽게 내렸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문 인력 상주 필요성에 더욱 힘이 실린다. 이에 대해 시 공원운영과는 “앞으로 수목 병충해 관리 전문 부서인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와 해운대구의 협조를 통해 동백섬에 대한 통합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는 지난 10일부터 탄저병 등 병충해가 발생한 동백섬 동백나무 중 피해가 큰 수목에 대해 가지치기 및 솎아내기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업소는 탄저병 균이 더 퍼지지 않도록 기온이 오르는 2, 3월부터 방역작업을 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