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울경·비수도권 지역 연대
- 백년대계 신공항 건설해야”
부산이 제2 도시 자리를 사실상 인천에 내준 것을 비롯해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의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는 데는 관문공항 하나 없는 현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인천국제공항 ‘일극 정책’으로 인천이 수도권과 함께 급성장한 것과 대조를 보인다. 이에 따라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지역 균형발전의 열쇠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정부의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건설을 백지화하고, 제3지대에 800만 부울경 시·도민이 염원하는 동남권 관문공항을 반드시 짓겠다”고 선언했다. 오 시장이 ‘백지화’‘제3지대’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시는 새해 시정의 모든 역량을 관문공항 건설에 집중할 방침이다. 관문공항 건설로 침체일로를 걷는 부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실제 부산의 위상은 제2 도시라는 수식어가 민망할 정도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인천에 밀렸고, 전국 최하위의 출산율 탓에 올해부터 학생 수에서도 인천에 뒤진다.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부산의 노인 인구 비중은 갈수록 높아져 도시가 활력을 잃고 있다.
인천의 비약적 성장은 인천국제공항의 확장과 떼려야 뗄 수 없다. 2001년 문을 연 인천공항은 2008년 2단계 사업인 탑승동 확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 3단계 확장 사업인 제2여객터미널 개장 등을 통해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여기에다 정부는 김해신공항 건설에 부울경의 반대가 격렬했던 지난해 말 인천공항 4활주로를 착공하며 4단계 확장사업에 들어갔다. 세계 3위의 관문공항을 꿈꾸는 인천공항에 사람(연간 여객 1억 명)과 물류가 모이고, 일자리가 생기면서 인천과 그 주변 지역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수도권 위주인 일극 체제와 비수도권 소외의 상징이 바로 인천국제공항이라는 게 지역의 여론이다. 오 시장도 인천공항 중심의 ‘일극 체제’를 비난했다. 오 시장은 “부울경 800만 주민은 정부의 인천공항 중심 일극 체제로 인해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환승 비용을 들여가며 해외로 나가는 불편을 감내했다”며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국토 균형발전의 문제이자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동남권을 넘어 남해안권 지자체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부울경 대 중앙정부’의 대결 구도에서 대구 경북과 남해안권의 동참을 얻어내 구도를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신공항 건설을 지역 이기주의로 폄훼하는 중앙정부의 수도권 중심주의 사고를 극복하자는 제안이다.
부산시 고위 관계자는 “관문공항의 존재는 도시의 위상과 직결된다. 과거처럼 부산의 ‘독자 주장’이 아닌 영남권을 넘어 남해안권, 나아가 비수도권이 연대하는 것만이 필승 전략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