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여성을 성폭행·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이 구형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최환 부장판사)는 2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강간 등 살인)로 기소된 강모(39)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강 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신상정보 공개 10년, 아동·청소년기관 취업 제한 10년,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30년, 성 충동 약물치료 10년 등을 명령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강 씨는 지난 5월 1일 오전 7시40분께 부산의 한 다세대 주택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A(여·54) 씨를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했다. A 씨는 강 씨와 같은 층에 사는 이웃으로, 평소처럼 출근하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강 씨는 성폭행 혐의는 일부 인정했지만 살해 혐의는 부인했다. A 씨가 저항하자 잠시 정신을 잃을 정도로 목을 졸랐지만 의식이 돌아와 정상적 대화까지 했는데 자고 일어나보니 A 씨가 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의관은 A 씨의 목 부위 등에서 다수의 손상이 발견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부압박에 따른 질식사’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 씨가 자신의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 속죄하기보다는 죄책을 덜어내기에만 급급하다”며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된 상태로 살면서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속죄하며 살길 바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승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