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낭 대성당·대리석 석산 등
- 여행사 상품과 대부분 코스 일치
- 센터 “사실상 격려여행” 인정
- 외유성 연수에 세금 쓰인 셈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인 부산디자인센터의 ‘선진지 체험 답사’ 국외 출장 일정이 일반 여행사 관광상품과 거의 일치해 논란이 인다. 취재 결과 ‘출장’이라던 답사는 직원 격려 차원의 ‘해외여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디자인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된 ‘베트남 중부지역 문화체험 답사’ 국외 출장 보고서를 보면 센터 간부 3명은 이달 초 3박5일간 다낭 호이안 후에 등지를 다녀왔다. 출장 간 간부들의 방문지는 ▷다낭 봉제공장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위령비 ▷다낭 대리석 석산 ▷왕릉 ▷베트남 최대 불상 ▷대성당 등 관광지가 대부분이다.
디자인센터 간부들의 ‘이상한 국외 출장’은 한 시민의 제보로 드러났다. 부산 한 중학교 교사 A 씨는 “체험학습을 위해 디자인센터 위치를 파악하려고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센터 측의 출장 보고서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며 “최근 여행사 관광상품으로 베트남을 여행했는데, 그때 일정과 센터 간부들의 출장 일정이 완전히 똑같았다. 센터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 산하 기관인데 정말 이래도 되나 싶다”고 말했다.
디자인센터 측은 “부산의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벤치마킹 거리를 찾았다. 또 지역 기업의 베트남 진출 가능성을 보려고 일정을 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고서 내용은 ‘부산의 정체성을 살린 기념품을 만들어야 한다’ ‘베트남 봉제공장의 인건비는 30만 원 정도로 저렴하다’ ‘유명 브랜드 선호는 낮으나 열대지역이라 실용적 의복을 선호한다’ ‘사회 기반이 불충분해 베트남에 진출하려면 산업단지 입주가 필수다’ 등 누구나 뻔히 아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출장의 일정을 아예 여행사가 짠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부터 출장이 아니라 여행이 목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디자인센터 측은 “직원의 답사 계획을 평가해서 선발된 인원을 출장 보냈다. 다음 달 월례회 때 결과 발표회도 연다. 출장을 간 직원 모두 베트남 방문이 처음이다 보니 안전상 문제가 없게 하려고 여행사 코스를 따른 것”이라면서도 “사실 직원 격려를 위해 진행한 출장이었다”고 실토했다. 이번 출장에 든 비용은 300만 원으로, 결국 외유성 출장에 시민 세금이 쓰인 셈이다.
센텀시티 산업단지 입주 기업 관계자는 “직원들의 출장 목적이 선진지 방문인데, 실제 방문지는 전혀 선진지가 아니다”며 “디자인센터 업무를 모르는 여행사가 출장 일정을 짠 건 더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