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과 눈 깜박거림으로 소통
- 치료비용만 벌써 1억 원 넘어
- 실질적 보상 받기위해 민사소송
- 경찰, 공항 내 과속 단속 강화
“동생이 의식을 찾아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상에서 일어날 때까지 ‘장기전’이 될 것으로 생각해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김해공항 BMW 과속 운전 사고 피해자 A(48) 씨의 형인 B(50) 씨는 20일 담담하게 동생의 상태와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택시 기사 A 씨는 지난 7월 10일 낮 12시50분께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앞에서 손님 짐을 내려주다가 C(34) 씨가 몰던 BMW 차량에 치였다. 당시 BMW 차량의 최고 속도는 시속 131km로 제한속도(시속 40㎞)의 3배가 넘었다.
사고 직후 혼수상태에 빠졌던 A 씨는 보름 만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하지만 전신 마비가 찾아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가족과는 눈을 깜박이는 것으로 제한적인 의사소통만 겨우 할 수 있는 상태다.
불편한 몸도 몸이지만, 눈덩이처럼 쌓이는 치료비는 A 씨 가족을 짓누른다. 지금까지 A 씨의 치료를 위해 사용된 비용은 1억 원이 넘는다. 가족이 생계를 위해 종일 A 씨 곁을 지킬 수 없어 간병 비용으로만 매달 500만 원이 들고, 1000만 원 훌쩍 넘는 금액이 찍힌 고지서가 다달이 가족에게 날아든다. A 씨의 치료비는 형 B 씨가 대부분 부담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 B 씨가 감당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A 씨 가족은 치료비가 많이 들고, A 씨가 향후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실질적인 보상을 받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병원비 및 치료비는 오롯이 B 씨 등 가족의 부담이다.
소송을 위해 피해자인 A 씨가 직접 나서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가족은 법원에 B 씨 혹은 A 씨 아버지를 대리인으로 정해달라고 요구했다. B 씨는 “빨리 보험금을 받아 동생 치료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고 4개월 만인 지난달 C 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었다. 그는 법원으로부터 금고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 직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정작 A 씨 가족은 판결에 불만이 없다. 오히려 판결 전 C 씨 측과 합의해 감형 사유로 작용하기도 했다. B 씨는 “C 씨 어머니는 이틀에 한 번꼴로 병실을 찾고, 수시로 전화해 동생의 상태를 묻는 등 성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A 씨의 두 딸은 여전히 마음으로는 C 씨를 용서하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7월 사고 직후 경찰과 공항공사는 공항 내 과속 단속 카메라 3대와 과속 방지턱 3개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강서경찰서는 공항 인근에 순찰차를 배치해 과속은 물론 교통법규 위반을 적발하는 등 사고 재발 방지에 힘쓰고 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