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말~올초 관측 개체 수 ‘0’
- 2006년엔 537마리 찾아왔지만
- 1년 전엔 19마리… 해마다 줄어
- 큰고니·흑고니 수도 급격 감소
- 개발로 인한 생태계 변화 때문”
대표적 겨울 철새인 고니가 부산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부산 최대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와 낙동강 하구에서 고니가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19일 열린 ‘부산·경남 습지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철새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을숙도와 낙동강 하구를 찾은 고니는 2년 전(2015년 말~2016년 초)과 1년 전(2016년 말~2017년 초) 각각 5마리, 19마리로 크게 줄었다가 결국 지난해 말~올해 초엔 완전히 사라졌다.
고니가 한 마리도 오지 않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설명했다. 이 단체는 2004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14년간 겨울마다 낙동강 하구 전체를 구역별로 나눠 철새 개체 수를 조사해오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큰고니와 흑고니를 포함한 전체 고니류는 지난해 말~올해 초 낙동강 하구에 3915마리가 왔는데, 이 역시 1년 전 7324마리보다 훨씬 줄었다.
고니는 낙동강 하구에서 주로 관측되는 멸종위기 2급 조류다. 대부분 10월 중순 한국으로 와 3월 말까지 5개월가량 낙동강 하구에서 머문다. 낙동강 하구에서 고니는 2006년 말~2007년 초에 가장 많은 537마리가 관측됐다.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겨울엔 개체 수가 ‘0’이 돼버렸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을숙도와 낙동강 하구 개발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낙동강 하구 갯벌에는 고니를 비롯한 겨울 철새들의 주요 먹이인 ‘새섬매자기’라는 풀이 많았다. 그런데 을숙도대교 등 각종 시설이 들어서면서 환경 변화로 갯벌이 사라지고 물의 흐름도 변해 새섬매자기의 생장 환경이 나빠졌다. 이 때문에 새섬매자기를 먹는 고니류 역시 예전보다 이곳을 덜 찾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낙동강 하구는 최대 4000여 마리, 평균 2500여 마리의 고니류가 도래한 국내 최대 월동지다”며 “여름 철새 쇠제비갈매기의 번식 개체군이 모두 사라졌고 겨울을 대표하는 고니마저 급감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과 경남이 동시에 조류를 모니터링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낙동강 하구뿐 아니라 경남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화포천 습지 등 세계적 습지이자 철새도래지를 지역별 민간단체가 함께 조사하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과 연계해 계속해서 자료를 만들고 정기 세미나도 개최하기로 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사무국장은 “각 지역에 흩어진 철새의 이동 형태와 습성 변화를 함께 파악해 볼 수 있다. 예산도 필요한 만큼 부산시와 경남도 차원에서도 관심을 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