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등·어린이 보호구역 등
- 원칙적으로 해제·철거 불가피
- 단지 내 유치원 “사고 위험” 반발
- 입주자 측 “외부 차량이 더 위험”
전국 아파트 단지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부산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80개동·7374가구)의 출입구에 조만간 차량 차단기가 설치돼 내부 도로의 운용을 놓고 논란이 인다. 사실상 공용 도로로 사용되던 곳이 사유지로 바뀌면 단지 내 현행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신호등을 원칙적으로 해제·철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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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부산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 차단기 설치 예정지를 표시하는 안전봉이 설치돼 있다. 김종진 기자 |
LG메트로시티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달 내로 단지 내 도로 진입 구간 9곳에 차량 차단기를 설치한다고 17일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차단기 설치 이유로 ▷사유지인 단지 내 도로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해 입주민이 교통사고와 범죄 위험에 노출되고 ▷그런데도 도로포장 등 시설물 관리비용은 입주민이 부담하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맞춰 경비원 근무시간을 축소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그동안 LG메트로시티 내부 도로는 왕복 4차로에 육교와 신호등까지 갖춰 사실상 공용 도로 역할을 했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공개되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며, 교통경찰권이 미치는 도로는 사유지라도 공용 도로로 이용될 수 있다. 담당 지자체인 남구와 남부경찰서도 지금까지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약을 맺어 내부 도로를 공용 도로로 보고 어린이 보호구역과 신호등을 운용했다.
남구와 남부경찰서는 ‘차단기 설치를 강행하면 어린이 보호구역과 신호등 운영을 해제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지만, 입주자대표회의는 차단기 설치를 고수한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차단기로 도로가 막히면 더는 교통경찰권이 미치지 못한다. 그러면 대법원 판례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신호등을 운용할 수 없다”며 “어린이 보호구역 역시 외부 차량이 통행하지 못하는 이상 해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구는 지난달 분포초등학교와 메트로시티유치원 등 LG메트로시티 단지 내 학교와 유치원 6곳의 반대·우려 견해를 정리해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전달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A 씨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차단기 설치와 관련해 장점만 설명해 아직 입주민 대부분이 이런 사실을 모른다”며 “어린이 보호구역과 신호등이 사라지면 아이들 보행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끼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외부 차량 탓에 아이들 안전이 위협받으니 대책을 찾으라는 한국도로교통공단의 권고로 차단기 설치를 추진한 것”이라며 “차단기로 단지 내 도로를 막는다고 해서 주민 동의도 없이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신호등을 운용하지 않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류민하 기자 skycolor@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