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장애인 주차구역 홍보 일러스트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장애인 구역에 차를 주차한 주체가 여성으로 묘사됐기 때문이다.

13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러스트를 보면, 여성이 장애인 주차구역에 서 있는 차의 문을 열고 있다. 여성은 옆구리에 쇼핑백 3개를 들고 있다. 해당 홍보에는 ‘주차할 때만 장애인? 주차가능 표시가 부착된 차량에 보행장애인이 탑승한 경우에만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주차하는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문제는 해당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여성에게 장애가 없다는 점이다. 차 안에 장애인이 타고 있지도 않다. 이 때문에 여성 중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양성평등을 지향해야하는 정부의 홍보가 ‘고정관념을 고착화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여성의 외모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젊은 여성이 하이힐을 신고 쇼핑백을 매고 있는 모습이 광고 내용에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을 뿐더러, 쇼핑백을 들고 차 문을 여는 모습이 과거 ‘된장녀’ 논란에 기초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탓이다. 한 네티즌은 “이러한 내용이 제작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실제 광고로 등장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광고를 두고 또 다시 남녀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광고에 남성이 등장했어도 불편한 점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장애인 주차구역을 비워두자는 내용 전달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워마드를 위시한 급진 페미니스트 진영에서 이슈몰이를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