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탓 말고 운영 시스템 정비”
- 경영혁신안 신속 진행 주문도

부산시 산하 최대 공기업인 부산교통공사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5개월째 사장이 공석 중인 상황에서 시장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시민에게 막대한 불편을 끼친 대형 사고까지 터지면서 홍역을 치렀다.

오거돈(가운데) 부산시장이 12일 부산교통공사를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오거돈 부산시장은 12일 오후 부산교통공사를 찾아 공사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는 이달 초부터 예정됐던 일정이었지만 전날 ‘부산도시철도 첫차 100분 지연 사고’(국제신문 12일 자 7면 보도)로 인해 이날 업무보고에 시와 공사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애초 시청에서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던 오 시장이 이날 오전 공사로 직접 가서 업무보고를 받겠다고 전격 결정하자 공사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공사는 이날 혁신방안 및 업무보고에서 전략별 세부 추진계획 최우선 과제로 ‘사람 중심의 안전한 도시철도 실현과 안전방어체계 구축’을 오 시장에게 보고했다. 전날 사고 등을 감안한 내용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최근 5년간 발생한 300여 건의 사고와 장애 데이터를 모두 분석해 현장 대처능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내용까지 담았다. 공사는 전날 사고와 관련, 재발 방지를 위해 관제사와 기관사의 협업 체계 확립 및 선로 경광등 설치 등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시민이 믿고 타는 도시철도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시민 생활에 막대한 피해가 생긴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기관사 개인의 책임이라고만 보지 말고 노동 강도는 문제가 없는지, 인력 운영이 최적화됐는지 이번 기회에 살펴보라”고 부연했다.

공사는 이날 경영 혁신 대책으로 ▷연공서열 축소, 근속승진 개편 등 인사제도 선진화 ▷주요부서 여성 비율 확대 및 교육강화 등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업무보고를 받은 뒤 “시민 눈높이에 맞는 확고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정난 타개를 위한 경영혁신 방안의 완성도를 높여 신속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공사는 현재 사장 3차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히 공사는 지난 10월 1차 공모 이후 두 달째 공모만 진행하고 있는데, 박종흠 전 사장이 사표를 낸 지난 6월 말부터 5개월 이상 수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27일 공모자 중 추천자를 가려 시에 보고할 예정이지만 적격 후보가 있을지 미지수여서 연내는커녕 내년 1월에도 사장 임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공사 관계자는 “전날 사고와 관련해 시민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시철도 안전 운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송진영 신심범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