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유공자 후손 등 33인 구성
- ‘연락선의 기억’ 공연 제작 이어
- 동래·동·북구도 특화 사업 준비

일제강점기 최대 규모의 민족 독립운동이었던 1919년 3·1운동이 100주년을 앞둔 가운데 부산시가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시와 부산의 3개 구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부산과 해당 지역만이 갖는 역사적 요소를 발굴해 이를 특화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제 99주년 3·1절을 맞아 부산 시민들이 만세운동을 재연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시는 11일 시의회 중회의실에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부산시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위원회는 독립유공자인 안희제 이광우 선생의 후손을 비롯해 종교계 문화예술계 시민단체 언론계 등 각계각층에서 33명이 참여하는 매머드급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만세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상징성을 담아 총 33인으로 출범했다. 백산상회를 설립해 독립운동 자금을 후원했던 안희제 선생의 후손인 안경하 전 광복회 부산지부장이 이날 위원회의 민간위원장으로 선출돼 정현민 행정부시장과 함께 위원회를 이끈다.

위원회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내년 부산 곳곳에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다. 시는 대표 기념사업으로 ‘(가칭)부산항 100년, 연락선의 기억’이라는 공연을 내놓는다. 국비와 시비가 2억 원씩 투입된다.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갔던 부관연락선으로 개항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질곡의 현대사를 공연에 담으면서 부산과 부산항을 역사적으로 재조명하겠다는 게 공연 취지다. 시는 내년 4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이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구는 ‘부산포 개항가도 내 독립운동가 탐방로 조성 사업’, 동래구는 ‘100년의 악수, 동래사람을 만나다’, 북구는 ‘기억하라. 1919 구포장터 만세운동’을 관련 사업 계획으로 마련했다.

동구의 사업은 한일 관계사 유적 및 근현대 역사 자원이 풍부한 지역의 강점을 살려 부산진교회~일신여학교~기미독립선언문 옹벽~동구 출신 독립운동가 기림벽~안용복기념 부산포개항 문화관으로 이어진 이바구길 ‘부산포 개항가도’에 독립운동가 탐방로를 조성하는 것이다. 부산 최초의 3·1운동이 시작된 일신여학교 옆 기미독립선언문 옹벽에 민족대표 33인과 3·1 만세운동을 부조 타일로 조성하는 게 사업의 핵심 내용이다.

동래구는 동래 3·1운동사 및 임시정부 참여 인물 연구 등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1919 동래야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래야행’은 복산동주민센터~동래만세거리~박차정 의사 생가~동래고의 길을 야간에 걷는 관광상품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구포장터 3·1만세운동의 발상지인 북구는 구포 만세거리 일대에 독립운동 기념 공간을 조성한다. 구는 또 기존 구포장터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퍼레이드화하면서 길거리 연극과 공연 등으로 주민이 참여하고 함께하는 만세운동이 되도록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있다. 시와 각 구는 이러한 계획으로 정부 기념사업에 공모했다.

위원회는 이 사업들과 함께 3·1절 100주년 기념식을 내년 3월 1일 충렬사 부산시민회관 용두산공원에서,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행사도 내년 11월 중 구덕운동장 일원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 행사를 내년 8월 14일 학생교육문화회관 등지에서, 100주년 특별전시전 ‘임시정부 활동 독립운동가 서영해’도 내년 5월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진행한다.

한편 정부는 전국 독립만세운동의 발원지를 잇는 ‘독립의 횃불, 릴레이 봉송’ 행사도 추진한다. 부산에서는 내년 3월 13일 동구 좌천동 부산일신여학교 만세운동 거리 일대 2㎞ 구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송진영 신신범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