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로 아래 주민 4만명·학교 7곳
- 주민 시의회 잇단 호소에도
- 시 용역 결과 ‘경제성 부족’
고압전선이 경남 양산의 아파트 밀집 지역을 관통해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7일 양산시의회와 주민의 말을 종합하면 34만5000볼트 전류가 흐르는 고압선 두 갈래가 평산동을 가로지른다. 선로 하나는 덕계동 야산에서 시작해 중심 상업지인 평산 사거리를 지나고, 다른 하나는 웅상 119안전센터에서 주진동 양산시 웅상출장소와 새진흥 8차 아파트에 걸쳐있다. 이 두 송전 선로는 길이 총합이 6㎞이고, 이 구간에 고압선을 걸어놓은 대형 송전탑도 10여 개나 있다.
이 고압선은 아파트와 상가, 초중고교가 밀집한 지역을 지난다. 웅상지역 주민 10만여 명 중 43%가 송전선 주변에 거주한다. 웅상 지역 초중고 15개 중 46%인 7곳도 이 시설에 근접해 있다. 새진흥 8차 등 아파트 단지는 고압선 경로 바로 옆에 붙어 있고, 한 기업과 음식점 건물 공터에는 송전탑까지 설치돼 있다.
비가 오거나 안개가 많은 날에는 선로에서 크게 ‘웅웅’대는 소리가 나 주민은 불안에 떤다. 전자파가 암 발병률을 키운다고 알려져 있어 주민은 고압선에서 나온 전자파가 건강을 해칠까 봐 우려한다. 또 송전선과 탑 때문에 건축물을 지을 때 높이에 제한이 있고, 전선 아래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재산권 행사에도 제약이 생긴다.
주민은 하루빨리 전선 지중화를 완료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시에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 웅상출장소에 이런 내용의 건의문도 제출했다. 평산동 한 주민은 “전국 평균 지중화율이 12%인데 양산은 고작 3.7%다. 인접한 부산만 해도 45.5%인데, 양산은 지중화 진행이 너무 더디다”고 말했다.
시의회도 주민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시의회 박일배 운영위원장은 7일 본회의 때 5분 자유발언에 나서 “전국적으로 15만 볼트 이상 전류가 흐르는 고압선은 지중화하는 추세다. 시도 예산 타령만 하지 말고, 급한 곳부터 서둘러 지중화해야 한다. 다음 회기 때는 이 문제를 놓고 시장에게 시정질문하는 등 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공개된 ‘양산시 전력선 지중화 사업 타당성 연구 용역’ 결과를 보면 양산에는 송·배전선로 3022㎞, 전주 3900여 개, 철탑 507개가 있고, 지중화 사업비는 1조6260억 원으로 산출됐다. 이 용역으로 지중화 사업은‘경제성이 부족해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 나자 환경단체 등은 “경제성만으로 타당성을 평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