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특사경 50곳 대상 조사
- 의료법 위반 혐의 12곳 입건

야간 또는 휴일에 당직 의사를 지정하지 않고, 긴급상황이 생기면 의사를 호출하는 이른바 ‘콜 당직’ 체제를 운영하던 의료 기관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는 5일 병원 8곳의 대표와 2개 의약품 도소매 업소 대표, 2개 약국의 약국장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특사경은 지난 10월부터 두 달간 부산지역 의료기관 50곳을 대상으로 야간·휴일 당직 근무 실태와 의약품 도매업소의 의약품 불법 유통 여부를 수사했다.

특사경에 따르면 수영구의 한 병원 등 2곳은 당직 의사가 그만둔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후임 당직 의사를 지정하지 않고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야간 입원 환자와 응급 환자를 돌보게 했다. 또 해운대구 소재 병원 등 6곳은 야간·휴일 근무자 명단을 허위로 짜두고 필요할 때마다 외부에 있는 의사를 부르는 ‘콜 당직’ 체제로 병원을 운영했다.

의료법을 보면 병원은 입원 환자 200명당 당직 의사 1명을 둬야 한다. ‘콜 당직’ 체제로 병원을 운영하면 긴급한 상황일 때 신속한 조처를 할 수 없어 의료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단속에서 불법으로부산 경남지역의 보건·간호계열 고등학교에 의약품을 공급한 금정구의 의약품 도매업소 등 4곳도 적발됐다. 약사법은 전문대학급 이상 간호학과 등이 아니면 실험·실습용 의약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규정한다.

특사경은 또 부산진구에 있는 요양병원을 당직 의사의 처방이나 보호자 동의 없이 중증 환자가 움직이지 못하게 임의로 제한한 혐의로 입건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