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오징어를 국내산으로 속여 유통한 업자들이 해경에 덜미를 잡혔다.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포장재를 제거한 가공 이전 단계의 중국산 냉동오징어의 모습. 남해 해양경찰청 제공

남해 해양경찰청은 중국산 오징어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전국에 유통한 혐의(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A(64)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중국에서 수입한 냉동 오징어의 내장을 제거한 ‘할복 제품’이나 칼집을 내 채를 썬 ‘칼집 몸살 제품’으로 가공했다. 이후 재포장할 때 ‘원산지: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상자를 포장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등 2명은 ‘할복 제품’ 17ｔ(출하가격 약 1억 3000만원 상당)을 식재료로 판매했고, B(53) 씨 등 3명도 ‘칼집 몸살 제품’ 5ｔ(출하가격 약 4900만원 상당)을 국내산으로 속여 전국 유명 중식당 체인점에 짬뽕 원료로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 등이 가공한 중국산 오징어 ‘할복 제품’의 모습. 남해 해양경찰청 제공

해경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9월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국내산 오징어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점을 악용해 저가에 수입한 중국산 오징어의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업자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특히 중국에서 부산으로 수입된 오징어 물량이 경남 사천 지역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수상히 여겨 인근 지역을 집중적으로 수사했다.

해경 관계자는 “중국산과 국내산은 육안으로도 분별할 수 없고 유전자 감식으로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수입 당시부터 매입·매출 단계를 추적해 검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홍희 남해해경청장은 “최근 국내 오징어 자원 감소와 어획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원산지 둔갑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장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수산물 원산지 허위표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