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노동청 감독관 330명이
- 부울경 28만 여 업체 관리
- 1명이 873개 사업장 맡아야
- 보호장구 등 안전관리 역부족
- 감독권 지자체 이양 필요성
지난 28일 황화수소 누출 사고가 난 부산 사상구 학장동 폐수처리업체(국제신문 지난 29일 자 6면 등 보도)가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도 부산고용노동청의 근로감독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근로감독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4명의 의식 불명자를 비롯해 10명이나 되는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부산 울산 경남의 열악한 근로감독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30일 국제신문이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한 지난달 현재 부산고용노동청의 근로감독관은 330명이다. 정원인 420명에 90명이나 모자란다. 이들 330명은 부산 울산 경남의 28만8259개 사업장을 감독한다. 근로감독관 1명당 873개 사업장을 맡는 셈이다. 따라서 꼼꼼한 근로감독은커녕 정기적인 조사조차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열악한 근로감독 실태를 해소하겠다”며 2019년까지 근로감독관 확충을 약속한 이후 전국적으로 지난해 200명, 올해 565명이 늘기는 했다. 하지만 증가한 근로감독관 수보다 이들이 맡아야 할 사업장 수는 더 빠르게 늘었다. 부산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은 지난해 253명에서 284명으로 31명이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감독해야 할 사업장은 883개나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독가스 누출 사고가 일어난 폐수처리업체는 지난 5년 동안 한 번도 근로감독을 받지 않았다. 이는 전산으로 보관(5년 치)된 기록만 확인한 것으로, 이 업체를 대상으로 언제부터 근로감독을 하지 않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조차 없다.
사고 당일 건물 2층 현장에서 쓰러진 4명의 근로자는 한 명도 방독면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발견됐다. 근로자들은 사고가 난 이후에야 보호장구를 찾으러 이동하다가 가스를 흡입해 쓰러진 것으로 소방은 추정한다. 이들 4명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사전에 철저한 근로감독으로 보호장구만 착용했더라도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반복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부경대 윤영삼(경영학부) 교수는 “근로감독관 부족은 임금 체불과 중대 산업재해 등 근로자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온다”며 “정부가 근로감독관을 꾸준히 증원하는 건 반길 일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일선 지자체에 근로감독권을 일부 이관하는 등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