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발생한 부산 사상구 학장동 폐수처리업체의 유독가스 누출 사고(국제신문 29일 자 6면 보도)가 폐수 처리를 맡긴 대기업의 관리 규정 위반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주민 대피령과 재난 안전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은 부산시와 사상구의 초동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황화수소가 누출된 A업체 관계자에게서 사고 당일 처리한 폐수가 평소보다 색깔이 더 검어 원청업체인 대기업 P사에 항의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시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A업체와 P사 관계자 등을 불러 문제가 된 폐수의 관리 규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A업체 관계자는 “P사에서 매번 폐수를 가져오던 장소가 있는데 이날은 P사 직원이 다른 장소를 알려주며 폐수를 가져가라고 했다. 이 폐수가 평소와 색깔이 달라 시료 검사를 한 결과 알칼리 성분이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칼리 성분 폐수는 계약과 달라 다음부터 이런 종류의 폐수를 보내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수처리업체는 폐수를 산성, 약한 산성 등 성질에 따라 분류한 뒤 집수조에 넣는다. 물환경보전법에서도 성질이 다른 폐수를 섞으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유독가스 등을 뿜을 수 있어 특별히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상구 조사 결과 기존 폐수에 P사의 폐수가 섞이면서 사고가 발생한 뒤, 폐수는 pH 3∼4의 강한 산성을 나타냈다. 사상구 관계자는 “수거한 폐수에 대해 간이 검사를 했는지, 어떤 경위로 집수조에 넣기로 했는지, 착오로 다른 집수조에 잘못 넣은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은 사고 발생 이후 시의 재난 안전 문자메시지가 안 와 초동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사고 발생 후 최초 집계에는 업체 관계자 7명만 부상자로 잡혔으나, 이후 인근 공장 근로자 3명도 복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주민도 각종 증상과 불안감을 호소한다.
사상구는 사고 발생 이후 1시간10분 뒤 건물 외부에서 황화수소가 검출되지 않는다는 소방 측정 결과를 토대로 해당 조처를 하지 않았다. 대신 애초 문자메시지 수신에 동의한 주민 2500명에게만 사고 정보를 제공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