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염 방지시설 미작동 의혹도
28일 부산 사상구의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황화수소 가스가 누출된 사고에 대해 폐수관리 부실과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인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부산소방본부와 사상경찰서, 사상구의 말을 종합하면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S 사는 외부에서 폐수를 받아와 처리하는 업체다. 사고가 발생한 이날도 외부에서 탱크로리 차량으로 가져 온 폐수를 공장 2층에 있는 집수조로 옮겨 담던 중 가스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폐수끼리 혼합하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유독가스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S 사 2층에는 총 4개의 폐수용 집수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누출 사고가 발생한 4번 집수조에는 pH 3~4의 강산성 폐수 50t가량이 잔류해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사상구는 산성 농도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공장 내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가동해 유독가스를 제거하고 있다.
가스 누출에 대해 허술한 폐수관리가 이번 사고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인다. 알칼리성 폐수나 염기성 폐수 등 성질이 다른 폐수가 혼합되면 화학적 반응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폐수는 성분별로 별도 관리를 해야 한다. 부경대 김영일(화학과) 교수는 “상당수 국내 폐수처리업체는 어떤 폐수인지 정확하게 표기하지 않은 채 처리하고 있다. 이번 사고도 서로 섞으면 안 될 것을 작업자가 몰라서 섞었거나 관리 부실로 인해 섞이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확인한 사상구 관계자도 “폐수 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제대로 된 보호 장구를 갖추지 않은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부산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유독 마스크는 물론 독성 물질의 종류에 따라 착용해야 할 보호 장구가 따로 있는데, 사고 당시 근로자들이 일반 작업복만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동청은 안전 관리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사고 당시 대기오염을 막는 시설인 스크래퍼가 꺼져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스크래퍼는 공장 내부의 냄새와 가스를 흡입해 외부 유출을 방지하는 시설이다.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한 직후 공장 2층과 주변에 많은 양의 물을 뿌려 가스가 외부로 새나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목격자 및 업체 직원을 불러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