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의 한 사찰 주지스님이 소공원 조성 약속이행을 촉구하며 양산시청에서 열흘 동안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산시 상북면 원각사 주지 반산 스님은 ‘환경파괴로 망해가는 원각사를 살려내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매고 양산시청 본관 앞에서 시위했다. 지난 26일 이후에는 시청 안에 임시천막을 치고 신도들과 시청사 주변을 돌며 목탁 시위도 벌이고 있다. 스님은 지난 19일부터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시위는 시가 원각사 주변에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원각사는 지난해 2월 석계2산단 조성 과정에서 사찰 뒤에 공단 진입로가 생기자 강력하게 반발했다. 원각사 측이 시청사와 통도사 앞에서 시위하자 시는 원각사 인근에 8605㎡의 위천 소공원(가칭)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소공원 조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초 공원 부지를 도시계획 시설로 지정하고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안 때 조성 비용을 편성했으나 시의회가 당장 급한 예산이 아니라는 이유로 삭감했다.

지난 9월 원각사가 재차 공원을 조성해달라고 요구하자 시 해당 부서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사업비를 배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산부서가 사업비를 삭감해 시의회 심의도 받지 못했다고 원각사 측은 주장했다.

반산 스님은 “산단 조성으로 산책로 등 주변 환경이 훼손됐다. 위천 공원은 산단 공사로 피해를 본 시민에게 주는 작은 보상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2020년 공원 일몰제 발효에 대비해 급한 곳부터 예산을 투입하다 보니 우선순위가 밀렸을 뿐 위천 공원을 만들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조기 공원조성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양산 원각사 주지 스님이 소공원 조성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양산시청 본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