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발생한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피해 학생 부모의 신상정보를 유출해 물의를 빚었다. 부산 해운대교육지원청은 최근 학교폭력 피해자 측 정보를 가해 학생 부모에게 알려준 것과 관련해 기장군 A초등학교에 구두 경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이 학교 3학년 여학생 B 양은 같은 반 남학생 C 군에게 욕설을 듣고 항의하다가 맞아 팔에 멍이 들었다. 이에 B양의 어머니가 학교를 찾아 교감에게 진상 파악을 요구했고, 이후 B 양의 담임교사는 C 군의 부모에게 B양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B양 어머니는 가해 학생의 부모로부터 사과 전화를 받았지만, 신상정보가 공개된 사실에 당황했다. B양 어머니는 “가해 학생 부모에게 전화번호를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학교 측이 무시했다. 아이가 2차 피해를 볼까 봐 잠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결국 B양 어머니는 “아이의 ‘사이버 불링’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교육지원청에 개인정보 유출 건을 진정했다. 사이버 불링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SNS 등을 통해 당하는 ‘신상털이’ ‘왕따’ 등의 2차 피해를 말한다. 보통 전화번호 유출이 발단이 된다.

교육지원청 조사 결과 교감이 담임교사에게 “피해 학생 부모가 신상정보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전달했으나, 담임은 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초등학교 교감은 “담임교사가 원만하게 잘 해결하려다 보니 실수가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 담당 장학사는 “사이버 불링 관련 피해가 접수된 것은 처음이다. 교사를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 방지 교육은 하지만 학교폭력과 연계한 교육은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