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청,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

법원이 미래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상습 음주운전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정작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한 운전자에 대해서는 이보다 처벌이 가벼워 논란이 인다.

부산지법 형사8단독(송중호 부장판사)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29) 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5월 중구 영주동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07%의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됐다. A 씨는 지난 4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술에 취한 채 운전대를 잡았다. 그는 2016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2회 적발된 뒤 한 달 만에 범행에 이르러 선처는 무의미하다”며 “도로의 무법자를 자유롭게 풀어주면 교통안전에 위험 요소를 방기하는 셈”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음주운전으로 사상 사고를 낸 운전자의 처벌보다 무겁다. 부산지법은 지난해 12월 동래구 온천동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2%로 운전하던 중 행인 3명을 치어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B(48) 씨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또 지난해 2월 연제구에서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해 보행자를 숨지게 한 C(30) 씨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32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 같은 판결은 도로교통법상 처벌 규정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은 상습 음주운전자는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업무상 과실 및 중과실 치사상을 일으키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의 제정 운동이 벌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는 사회적 인식 확산과 함께 처벌도 수위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창호법 제정 운동을 계기로 부산시도 음주문화 개선책을 내놨다. 시는 알코올 중독자의 조기발견·상담·치료·재활 등을 맡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확대 운영한다. 또 도시공원과 공공장소 등 음주 청정구역도 늘린다.

부산경찰청도 22일 밤 9시부터 지역 고속도로를 포함한 도로 곳곳에서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을 펼친다. 캠페인에는 지난 9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 씨의 친구들도 참여해 윤창호법 제정의 당위성을 알린다.

최승희 이승륜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