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무일 늘려주거나 수당 핑계로

- 매달 40만~140만 원 추가 지급

- 혐의 인정된 업주들 검찰 송치

부산 버스·택시업체가 노조에 각종 수당을 핑계로 부정한 웃돈을 얹어준다는 의혹(국제신문 지난 4월 24일 자 8면 보도)이 사실로 확인됐다.

부산고용노동청은 노조 관계자에게 임금을 부당 지급한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로 지역 시내버스와 택시업체 사업주 전원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노조 관계자에게 근무 기준일을 늘리거나 일당 또는 수당 명목의 임금을 얹는 등 방법으로 지난 5년간 일반 근로자보다 40만~140만 원가량 많은 월급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노동청은 지난 4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부산 시내버스 33개 업체와 택시 96개 업체가 노조에 웃돈을 주고 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낸 후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아 2013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의 임금 부당 지급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모든 업체에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노동청은 이들 업체의 사업자 전원을 검찰에 넘겼다.

노동청 조사 결과 시내버스업계는 노조 지부장들이 근로시간 면제자인데도 근무일을 늘려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버스는 부산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한다. 또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버스 운수 종사자에게는 협정금을 한 달 25일 근무를 기준으로 지급한다. 그런데 버스업체들은 각 사 노조 지부장들에게 월 5일 근무일을 더해 30일 치 임금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직무수당 명목의 돈을 추가해서 한 달에 80만 원을 줬다. 노동청 관계자는 “회사는 노조 지부장에게 매달 110만~140만 원가량을 얹어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도 실경비 보조금 명목의 임금을 부당 지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청은 부산 96개 택시업체가 대표 교섭단체인 한국노총 소속 전임자에게 월 소정 근로시간 기준 임금에 보조금 명목으로 40만 원가량을 얹어준 것으로 봤다. 

노동청은 “임금 부당 지급 관행은 조사가 진행된 최근 5년보다 앞서 오래전부터 자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건전한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 관계자는 “노조 조합원과 사측 간 합의각서를 작성해 조합에 대한 부당 임금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해명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