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도 후원자 10여 명도 생겨나
- 추가 서명운동 위해 배지 판매
- 음주운전 근절 스티커도 제작

고(故) 윤창호(22) 씨의 친구들이 ‘윤창호법’ 제정을 위해 진행 중인 서명운동이 사흘 만에 2000명 넘는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여기에다 ‘윤창호 배지’에 힘을 얻어 ‘윤창호 스티커’까지 제작돼 음주운전 근절 및 처벌 강화 운동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장산 일원에서 고(故) 윤창호 씨의 친구들이 음주운전 기준과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윤창호법’ 제정을 위해 지지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역창향’ 운영진 제공

윤창호법 제정 추진 블로그 ‘역경을 헤치고 창호를 향하여(역창향·blog.naver.com/xcvxcv56)’를 관리하는 운영진은 지난 9, 13일 서울에 이어 지난 17일 부산에서 서명운동을 한 결과 2172명이 동참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과 부산의 서명자 수는 각각 1057명, 1115명이다.

역창향은 윤 씨의 중·고교 동창생 10명이 만든 블로그다. 지난 9월 윤 씨의 사고 직후 친구들은 음주운전 기준과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윤창호법 제정을 목표로 이 블로그를 개설했다.

윤 씨의 친구들이 서명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6일 1차 주문이 끝난 음주운전 근절 홍보 배지(‘윤창호 배지’)가 500개가량 판매돼 활동 자금이 마련된 덕분이다. 배지 가격은 개당 3500원으로, 역창향 운영진은 “구매자들이 배지 판매금보다 더 많은 돈을 후원금으로 보내줬다. 10여 명의 시민은 배지와는 별개의 후원금으로 우리 활동을 지지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윤 씨의 고려대 행정학과 동문들도 서명에 동참해 친구들의 활동을 도왔다.

애초 역창향 운영진은 배지 주문이 시작돼 활동 자금이 모이는 지난 9, 10일 서울과 부산에서 잇따라 서명운동을 하려 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윤 씨가 숨을 거두자 법 제정 관련 모든 활동을 잠정 보류했다. 그러다 윤 씨의 친구들은 ‘실의에 빠져 가만히 있는 것은 억울하게 희생된 창호가 바라는 게 아니다’고 생각해 다시 법 제정 관련 세미나에 참여하는 등 활동을 재개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역창향 운영진은 오는 23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 이어 24일 부산 장산에서 4, 5차 서명운동을 한다. 이를 위해 운영진은 지난 17일부터 2주간 배지 2차 판매를 한다. 운영진은 특히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차량용 스티커를 두 번째 ‘윤창호 굿즈’로 제작해 다음 달부터 판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윤 씨의 중학교 친구 김주환(22) 씨는 “창호의 영결식 때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었지만, 친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각오로 마음을 다잡았다”며 “그 마음을 알고 판매금보다 더 많은 후원금을 보내주는 분들이 있어 힘이 된다. 음주운전 피해 사례와 함께 공감·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분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