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청동기 500년 역사 공백 메웠다…대형 생활터전 가능성

노포동 청동기 전기 유적 발견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18-11-16 21:03:13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청동기 전기 유구 발견

- 부산박물관 3개월간 집중 발굴
- 노포동 남서쪽 외곽지역 520㎡
- 전기 주거지 2기·후기 1기 확인
- 작년 발견된 2기보다 상태 양호

# 송국리형 주거지 의미

- 울산·경주 검단리 문화권과 근접
- 문화권 경계·공존지역 가능성 커
- 무덤 발견에 붙인 ‘노포동고분군’
- ‘복합문화권’으로 재정립 지적도

부산 금정구 노포동 고분군에서 청동기 전기의 유적지가 발견되면서 이 일대가 청동기 전기에서부터 가야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공간임이 증명됐다. 이에 따라 노포동 고분군 일대에서 청동기~가야 시대 중 ‘공백’으로 남았던 500년(청동기 전기)의 시간도 메워졌다. “노포동 고분군에 새로운 역사적 정체성을 부여해야 한다”거나 “유물이 훼손되는 상황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4일 부산 금정구 노포동 고분군에서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들이 청동기 시대 전기 주거지를 살펴보고 있다. 전민철 기자
■일대 문화권 시기 앞당겨져

이번 발굴 조사는 앞서 지난해 6~9월 조사가 시행됐던 노포동 고분군 남서쪽 외곽 3140㎡ 중 520㎡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청동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주거지 2기가 발견됐지만, 훼손 상태가 심해 정확한 시기를 짚어낼 수 없었다.

부산박물관 안해성 학예연구사가 노포동 고분군에서 발굴한 청동기시대 전기 유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발굴 조사를 맡은 부산박물관은 “이번 조사에서 발견한 주거지는 청동기시대 전기의 것으로 상태가 아주 양호했다. 노포동 고분군에서 분명한 청동기시대 전기 유구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또 “이 일대의 문화권이 시작된 시기가 훨씬 앞당겨진 것이자 지금껏 공백으로 남겨진 청동기 역사의 틈이 메워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박물관 측이 확인한 주거지 3곳은 청동기시대 전기 주거지 2기와 후기 주거지 1기다. 통상 청동기시대 전기는 기원전 10세기 이전, 후기는 기원전 5세기 무렵으로 설정된다. 즉 전기와 후기 사이에는 500년가량의 간격이 있다.

전기 주거지는 가족 분화가 일어나기 이전 시기로 세장방형(가늘고 긴 직사각형)의 대형 건물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후기로 넘어가면 가족 분화가 일어나 소형 주거지들이 생겨났다는 게 학계의 관점이다. 또 이번에 발견된 청동기시대 후기 주거지는 지름 7.5m의 송국리(충남 부여군)형 주거지로 나타났다. 부산박물관 안해성 학예연구사는 “수영강 수계에서 발견되는 송국리형 주거지는 최대급 규모가 보통 지름 5~5.5m 수준이다. 이번에 확인된 주거지는 이보다 매우 크다”고 말했다.

■단순 무덤 터 아닌 복합 문화지역

송국리형 문화는 청동기 후기 한반도 남부 일원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울산과 경북 경주 일대에서는 검단리(울산 울주군)라는 독자적 문화권이 형성돼 왔다. 부산박물관은 검단리 문화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노포동 고분군에서 송국리형 유구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이곳이 두 개 문화권의 경계 또는 공존지역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부산대 배진성(고고학과) 교수는 “이번 발굴 결과는 노포동 고분군이 지리적 특성상 검단리 문화권에도, 송국리형 문화권에도 종속되지 않는 지역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노포동 고분군의 역사적 정체성을 ‘복합문화권’으로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대 신경철 명예교수는 “애초 노포동 ‘고분군’은 삼한 시대 말, 가야 시대 초의 무덤이 발견된 곳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며 “청동기시대 전기의 주거지가 확인됐으니 이제는 고분군이 아니라 청동기~가야 시대를 아우르는 복합적 문화지역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청동기 유물이 출토된 사례가 매우 드문 만큼 노포동 고분군을 장기적 안목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안 학예연구사는 “고분군 일대는 다량의 나무가 심겼다. 이 나무들의 규모가 커 그 뿌리가 지하에 있는 유적을 파괴하는 등 훼손이 심하다. 시급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명예교수 역시 “현재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된 범위를 노포동 일대로 확장해 본격적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부산으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유적인 만큼 지금 성급한 관광 자원화 시도 등은 삼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5. 5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여자 그림이 달라졌다
  9. 9“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10. 10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5. 5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7. 7'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8. 8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9. 9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10. 10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5. 5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8. 8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9. 9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0. 10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7. 7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9. 9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0. 10[속보]혼자걷던 여성 5차례나 범죄대상 물색, 성폭행 혐의 30대 男 징역 4년 선고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