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1월 준공 늦춰질 수도

우여곡절 끝에 공사가 전면 재개된 해운대 관광리조트 엘시티 사업이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14일 부산시와 해운대구, 부산도시공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 부지 주변 교통환경 개선사업이 지연돼 내년 11월로 예정된 엘시티 사용 승인(준공)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엘시티 사업은 주변 교통 여건을 개선해야 사용 승인이 나는 ‘조건부 승인’ 사업이다.

2012년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 승인 전 열린 부산시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회는 사업부지와 접한 도로의 확장은 사업 시행자인 부산도시공사가 맡고, 사업부지 주변 도로의 확장은 부산시와 해운대구가 담당하도록 결정했다.

이는 ‘교통개선대책 시행에 소요되는 비용은 교통문제 유발자가 부담하지만, 자연적인 교통 유발 등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에는 해당 지자체의 의무로 본다’는 국토부의 지침에 따라 사업 주체들이 합의한 결과다. 엘시티 인접 도로의 경우 이미 부지 보상이 완료돼 확장 공사가 진행 중으로 내년 9월 완공될 예정이다.

문제는 해운대 온천사거리~미포오거리의 ‘달맞이길’구간과 미포오거리~해운대 해변의 ‘달맞이길 62번길(미포길)’ 부지 보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달맞이길은 부산시가 토지 및 건물 보상을 맡기로 했는데, 최근 엘시티 공사가 잇따라 중단되면서 60억 원가량 보상금이 아직 집행되지 못한 상태다. 미포길의 경우 보상에 300억 원가량이 필요하지만 보상 절차에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지난 13일 부산시의회의 부산도시공사 행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 오원세(강서구2) 의원은 “엘시티 건축물의 사용 승인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주변 교통 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준공을 받지 못하고 연기된다면 또다시 엄청난 소용돌이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종원 부산도시공사 사장은 “미공사 구간(미포길)의 보상 책임은 해운대구에 있다”면서도 “남은 기간 주변 교통 여건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해운대구는 재원 마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교통영향평가서에는 미포길의 개선 주체가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 해운대구 등’으로 포괄적으로 명시돼 있다. 해당 구간이 구에서 관리하는 폭 20ｍ 도로에 해당해 책임을 떠안은 것”이라며 “시, 도시공사와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