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 90% 진척 … 중단 어려워
- 반대파 “주민 무시한 처사” 비판
부산 남구가 유해물질 배출 공장 같은 기피시설을 설립하겠다는 신청을 받으면 인허가 전 주민에게 알리는 행정 예고제를 도입한다.
남구는 ‘주민 기피시설 신규 인허가 행정 예고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구가 주민 기피시설의 설립 인허가 신청을 접수하면, 사업대상지와 해당 동 주민센터 등에 내용을 공개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다. 의견을 제출한 주민과 사업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조정회의도 개최한다.
행정예고 대상 시설은 ▷레미콘 등 유해물질 배출공장 ▷주유소 등 위험물 저장·처리 시설 ▷폐기물 처리시설 ▷교정시설이다. 구는 운영 규정을 마련해 관련 부처와 협의를 끝냈으며, 법제 심사 요청을 할 예정이다. 법제 심사 결과 문제가 없다면 이달 중순부터 기피시설 인허가 행정 예고제가 시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이 제도를 도입하는 계기가 된 ‘레미콘 공장 몰래 공사’(국제신문 지난 8월 13일 자 7면 보도)에 항의하는 주민들은 뒤늦은 대책이라는 불만을 쏟아냈다.
남구의 행정 예고제 추진 계획을 보면 ‘용당동 레미콘 공장 신축에 따른 지역 주민의 집단민원 발생’을 추진 배경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남구 감만동 현대아파트 주민 2500여 명은 아파트와 직선거리 430m인 곳에 레미콘 공장을 짓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H 레미콘 공장 건립 반대 추친 위원회’를 꾸려 집단행동에 나선 일을 말한다. 이때는 이미 공정률이 90%를 넘은 상태였다. 당시 주민들은 “남구는 공장 건축허가 신청이 들어온 날부터 단 한 번도 공청회도 열지 않았다.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비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구 을) 의원 주관으로 뒤늦게 열린 주민 공청회에서 남구는 “레미콘 공장 설립에 법적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김충기 H레미콘 설립반대 추진위원장은 “공청회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거였다면 공장을 짓기 전에 주민들과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류민하 기자 skycolor@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