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 때 수색·정찰용으로 활용
- 특정지역 ‘3일 전 사전승인’요구
- 예측불허 상황서 규제 자체 모순
- 국토부 즉각승인 형태 개정 진행
소방과 행정 분야에서 드론의 활용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비행금지구역에서 비행하기 위해서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규제 탓에 운용에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드론은 3일 후에나 띄울 수 있는 것이다.
12일 부산시와 부산소방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부산에서 운용 중인 소방용 드론은 모두 15대다. 2015년 본부 특수구조단에서 처음 드론 1대를 도입한 후 그 쓰임새가 커지자 올해 14대를 추가 도입했다. 현재는 특수구조단 2대, 현장대응단 2대, 소방서 11곳에 한 대씩 배치되어 있다. 소방용 드론은 수색용으로 활용하거나 대형 화재 등에서 작전을 세우기 위한 정찰 용도로 쓰이고 있다. 화학물질 유출 등 소방관이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활용된다.
그러나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화재·재난 지역이 사전승인 지역이라면 당장 소방용 드론을 투입하기 어렵다. 사전승인 지역은 관제권, 비행금지구역, 고도 150m 이상을 말하는데, 이곳에 소방용 드론을 띄우려면 최소 3일 전에 항공청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3일 전 사전 승인 규제’는 모순 그 자체였다. 특히 경찰, 군, 세관은 특례규정을 적용받아 사전승인이 필요없는데도 소방만은 예외였다.
이 때문에 부산소방본부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출동할 수 있도록 분기마다 항공청과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사전에 허가를 받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그러나 시민의 생명을 위해 촌각을 다투는 소방이 경찰, 군, 세관처럼 특례 규정을 적용 받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응급구조와 화재·재난 현장에서 속도와 정확한 판단엔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어 신속한 드론 활용은 초기 대응과 구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세관의 드론은 규제 대상이 아니고, 소방은 규제 대상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해묵은 규제는 조만간 해결될 전망이다. 시는 지난 2월 정부에 항공안전법 개정을 건의했고,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정 현안 점검 조정회의에서 공공목적 드론 비행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의 뜻을 밝혔다. 국토부는 소방 뿐만 아니라 국가·지자체·대통령령으로 정한 공공기관이 공공목적의 긴급 비행 때는 유무선의 방법으로 신청하면 즉각적인 승인하는 형태로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 원정윤 사무관은 “부산시 등에서 개정 요청이 있어 후속 조치가 진행 중이다. 법제처 심사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시행규칙이 개정될 것”이라며 “소방에 특례 규정까지 적용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예상치 못한 재난 등에 국가가 즉각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