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 합의 없을 땐 실형 가능성

만취해 BMW 승용차를 몰다가 윤창호(22)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박모(26·사진) 씨가 11일 구속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정제민 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음주운전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 치사 혐의로 청구된 박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판사는 “사안이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박 씨는 지난 9월 25일 새벽 2시25분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아 윤 씨 등 2명을 치어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훨씬 웃도는 0.181%였다. 박 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는 말을 반복했다. 박 씨는 사고를 낸 이후 무릎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아 왔다. 지난 8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윤 씨가 숨진 다음 날인 지난 10일 박 씨를 체포했고,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과 법원도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청구·발부했다.

박 씨가 구속되면서 그가 어떤 처벌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경찰은 애초 체포영장을 신청할 때 박 씨의 혐의를 음주운전과 ‘위험운전치상’으로 적었다. 그러나 윤 씨가 숨지면서 박 씨의 혐의는 ‘위험운전치사’로 바뀌었다.

위험운전치상과 위험운전치사의 차이는 크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하지만 사람을 숨지게 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이 내려진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부상과 달리 사망사고는 사안이 중대하다”며 “유족과 합의가 되지 않는 한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