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이대우 지능범죄수사팀장이 운전면허 부정 발급 면허시험감독관 등 피의자 51명 검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돈 받고 운전면허 필기시험 오답을 정답으로 고쳐 통과시켜주거나 대리로 장내 기능 시험을 봐주는 등 운전면허 부정취득을 도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8일 운전면허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할 수 있게 한 운전면허 시험관 10명과 브로커·부정응시자 61명을 무더기 검거했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시험관 A(55) 씨와 브로커 B(63) 씨를 위계 및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부정응시자들은 ‘반복해서 면허 시험에 떨어지거나’, ‘운전은 할 줄 아는데 학과시험에서 계속 떨어져서’, ‘1종·2종 면허는 가지고 있으나 대형·특수면허를 멋으로 따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부정 취득했다고 밝혔다.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인 PC학과시험, 장내 주행 코스를 운전하는 기능시험, 도로에 직접 나가 운전하는 도로주행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PC학과시험의 경우 문맹인 시험의 허점을 악용했다. 별도의 확인절차가 없고 일반 시험보다 40분이 더 주어지는 점을 악용했다. 시험관들은 부정응시자에게 답을 알려주거나 응시자가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고 퇴실하면 자리에 가 오답을 고쳐주는 수법을 썼다.

기능시험은 대리로 응시하고, 도로주행 시험에서는 주관적 평가요소를 감점 없이 만점을 줘 합격할 수 있도록 했다.

구속된 A 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600만원을 챙겼고, 브로커 B 씨는 74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

경찰관계자는 “부정한 방법을 이용해 운전면허를 취득할 경우 형사처분을 받을 뿐만 아니라 운전면허가 취소돼 2년간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지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