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지비율 운운 애초 설치 불가
- 토지이용계획 변경해 문제해결
- 초등 여유교실을 어린이집 활용
- 비용 투입 없이 보육환경 조성
저출산 문제는 대한민국 미래의 최대 위협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혹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백방 노력에도 불구, ‘낡은 규제’에 막혀 보육 서비스 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규제에 가로막혔던 산업단지 내 어린이집 설치 문제가 대표적이다.
2014년 부산 석대산업단지 입주업체는 산업단지 내 공원부지(소공원 1712㎡)를 활용해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해달라고 부산시에 건의했다. 일과 양육을 병행하면서 산업단지 내 노동자들의 능률을 향상시키는 등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는 터무니 없는 법에 의해 가로막힌다. 대상부지가 1만 ㎡ 미만으로 ‘도시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규칙(1만 ㎡ 이상 공원에만 가능)에 의거해 설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대지구는 공공녹지 면적이 상당했고, 입주업체는 “산업단지 내 녹지 확보 의무 비율을 충족한 경우 공원이 1만 ㎡ 이하라도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허용해달라”고 거듭 당국에 요청했다.
이에 정부와 부산시는 입주업체의 요청을 수용해 해운대구에 공원부지 해제 신청을 하고 시로부터 토지이용계획 변경 승인을 얻어내는 방안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정부는 이어 시행규칙도 개정, 산업단지에 한해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어린이집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시는 산업단지 계획을 변경하고 소공원 1050㎡를 지원시설 용지로 바꾸는 용도 변경을 승인해 육아종합지원센터와 공립어린이집 등 복합보육시설 건립을 완료했다.
시와 해운대구는 지난해 말 총면적 2004㎡,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상 1층에 공립어린이집(해운대아이랑 어린이집)과 2, 3층에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준공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석대 산업단지 입주업체 직원들의 어린 자녀들이 이 곳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석대산업단지 입주업체 관계자는 “회사 바로 옆에 어린이집이 생기면서 젊은 직장인들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초등학교 여유교실을 활용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도 주목된다. 부산 북구는 교육연구시설인 초등학교 교실 중 빈 곳을 ‘노유자시설’인 국공립어린이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부산시교육청과 함께 추진했다. 지난해 무상사용 허가완료와 학교시설 용도변경 등 행정 절차를 끝내고 올해 3월 개원한 북구 금창초등어린이집이 그 결과물이다. 이는 초등학교 내 여유 교실을 활용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의 첫 사례로, 부지매입비나 신축비 투입 없이 학교 내 보육환경을 조성했다는 측면에서 호평을 얻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